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와인

귀부와인, 적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 초보자를 위한 와인 상식

by stanojeka 2020. 11. 25.

뭔가 어려워 보이는 와인의 세계, 이것만 알아도 훨씬 쉽다 ! 

 

프랑스 와인

와인은 그냥,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악보를 읽을 줄 몰라도 유행가를 좋아할 수 있는 것처럼, 내 입맛에 맞는 걸 편하게 즐겨 마시면 된다. 꼭 마셔봐야 할 와인 리스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와인 용어에 통달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깊게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매력적인 와인의 세계라지만, 그 세계에 들어가 볼지 말지는 각자가 선택하면 된다.  

 

와인의 세계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은 1도 없고, 단지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만큼만 와인을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초초 초보자용 와인 상식을 Q&A 형식으로 공개한다 !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오가는 만능 적포도 

레드 와인을 적포도로 만드는 건 알겠는데, 적포도로 화이트 와인도 만들 수 있다고?  

 

레드 와인의 붉은 색은 포도 껍질 속의 항산화물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발효하면서 생겨나는 것이다. 적포도를 껍질 째로 으깬 다음 껍질은 빼내고 포도 과즙만 발효시키면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적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 아주 흔한 것은 아니지만, 샴페인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샴페인 라벨에서 확인할 수 있는 용어 '블랑 드 블랑 (Blanc de blancs)', '블랑 드 누와(Blanc de noirs)'는 아래와 같은 뜻을 가졌다. 

 

'블랑 드 블랑 (Blanc de blancs)' : 직역하면 화이트 오브 화이트, 즉 '백에서 얻은 백', 청포도로 만든 샴페인.  

'블랑 드 누와(Blanc de noirs)' : 직역하면 화이트 오브 블랙, '흑에서 얻은 백', 적포도로 만든 샴페인.   

 

그럼 로제 와인은 적포도 청포도 반반?  

 

레드 와인은 포도 껍질과 알갱이가 맞닿은 채로 숙성되는데, 그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점점 더 깊은 톤의 붉은색을 띠게 된다. 즉 로제 와인은 짧은 숙성 과정을 거친 레드 와인인 셈. 오래 보관하면 할 수록 풍미와 가치가 올라가는 '숙성 잠재력' 측면에서 레드나 화이트에 한참 밀리는 로제 와인의 특성은 이렇게 짧은 숙성 과정 때문이다.

 

스위트 와인의 달달한 맛은 어떻게 생기는 거 ?     

 

와인 생산자가 몰래 설탕 섞어 파는 거 아님

 

포도의 당분은 발효 과정에서 알코올로 변하게 된다.

 

흔히 드라이하다고 표현되는, 탄닌 성분에서 나오는 텁텁한 맛을 가진 화이트 와인은 포도의 자체 당분이 모두 알코올로 발효된 것 / 가장 나중에 수확됬거나 당도 응축하는 처리 과정(passerillage)을 거친 포도 혹은 이어 설명할 귀부 방식으로 만들어진 달달한 스위트 와인은 숙성 과정을 거친 후에도 포도의 당분이 남아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귀부 와인이 대체 뭐임?    

 

귀부(貴腐), 즉 귀하게 썩었다는 부패했다는 뜻으로, 불어의 "pourriture noble"이 영어 "noble rot"를 거쳐 한자로 번역된 이름, 스위트 와인의 일종이다. 

 

아주 쉽게는 '포도 껍질에 생겨난 곰팡이 균이 만든 미세한 구멍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간 상태에서 햇살을 받아 쭈글쭈글 해진, 하지만 수분이 빠진만큼 당도가 농축된 상태의 포도'를 말하는 거라도 이해하면 된다. 무심하게 방치해두면 알아서 모든 포도 위에 이 균이 생겨나는 건 절대 아니고, 습도와 햇살의 강도 등의 특유의 기후 조건이 형성되어야 생겨나는 말 그대로 '귀하게 부패한' 포도인 셈.  

 

귀부 와인의 대표적인 와인으로는 바로 최고급 스위트 와인으로 통하는 샤토 디켐 (Chateau d'Yquem)이 있다.

 

와인 디켄터 

와인은 항상 고급지게 와인용 유리병 디켄터 (Decanter)에 따라서 마셔야할까? 

 

와인을 병에서 디켄터로 미리 따라 놓는 이유는 공기와의 접촉을 통해 고유의 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디캔팅'을 통해 맛이 업그레이드되는 와인은 따로 있다. 5년 이상된 최상급 보르도 그랑 크류 (Grand cru) 같은 분들 말이다. 

 

만화 '신의 눈방물'을 떠올리며 아무 와인이나 디켄터에 옮겨 담았다가 되려 와인의 맛을 떨어뜨리는게 될 수도 있다. 초보자는 와인을 구입할 때 디켄터를 꼭 사용하라는 조언을 들은 게 아니라면, 무리해서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

 

병을 미리 따둔다든가, 레드 와인이라면 시음 전에 글라스를 돌리면서 공기와 접속시켜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와인을 '깨울 수' 있다.     

 

그럼 와인 글라스는 ? 

 

초보자는 이것만 기억하자.

 

레드 와인 : 공기와 접속하는 면적도 많고 시음 전에 글라스를 돌리기도 쉬운 큰 잔. 

화이트 와인 : 차갑게 유지되어야하는 화이트 와인 온도의 변화를 막기 위한, 입구가 몸통보다 좁은 작은 잔.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 : 특유의 상큼함과 기포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길쭉한 플루트(flute).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