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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와인

보졸레누보 2020 정보 - 햇 와인 보졸레 누보를 알아보자

by stanojeka 2020.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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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 0시, 그 해 가을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 젊은 와인 '보졸레 누보'가 공개된다. 2020년 11월 18일 오늘, 프랑스와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동시에 출시되는 보졸레누보 2020 빈티지와 보졸레 누보에 대해 알아보자.

 

보졸레 누보가 도착했습니다 (Le Beaujolais Nouveau est arrivé) ! 

보졸레 누보 2020 포스터

프랑스 사람들에게 보졸레누보의 출시는 연말의 시작을 알리는 첫 신호탄과 같다. 예전보다는 인기도 많이 줄었고,워낙 캐주얼하게 마시는 와인이라 두터운 마니아 층이 형성된 것도 아니지만, 매년 같은 시즌에 론칭되는 탓에 그저 버릇처럼 그렇게 받아들여지게 됬다.   

 

예전의 명성을 누리지는 못하지만, 보졸레 누보가 출시되는 날이면 여전히 프랑스 전역에서 보졸레 누보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코로나와 함께 하는 올해 사정은 슬프다. 프랑스 전역이 봉쇄되면서 레스토랑과 바의 운영도 금지됬고, 어짜피 불가피한 이유가 아니면 집에서 나오지도 못한다. 매년 프랑스 사람들이 그렇게 하듯이 지인들과 재미삼아 보졸레 누보 품평회를 이번에도 열었다가는 국가 봉쇄령 위반죄로 벌금 폭탄을 맞을 위험이 있다. 올해에는 봉쇄 기간에도 유일하게 영업이 가능한 '생필품 판매 업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와인 전문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보졸레 누보를 구입해서 각자 집에서 조용히 마셔야할 판이다.

 

2차 봉쇄를 피할 수 없던 프랑스지만, 보졸레 누보 와이너리에서 발생한 코로나 감염 케이스는 전혀 없다고하니, 혹시 모를 괜한 걱정은 덜어도 될 듯. 
삼천포로 빠지는 소리지만, 프랑스 정부가 지정한 '생필품 판매 업소'에는 와인 전문점 뿐 아니라 담배 가게도 포함되어있다. 호흡기를 공격하는 역병이 창궐해도 술과 담배는 죽어도 포기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배려하는 친절한 정부, 가히 프랑스답다. 

 

보졸레 누보 2020  

와인에 텁텁한 묵직함을 주는 탄닌 (tanin) 성분이 적어 가벼운 느낌을 주며, 보졸레 누보의 트레이드 마크 바나나를 포함한 풍부한 과일향을 전한다.

 

시끌벅적한 축제 없이 소개된 최초의 보졸레 누보로 기억될 비운의 보졸레 누보 2020이지만, '갓 수확한 신선한 포도로 만들어진, 가볍게 즐기는 대중적인 와인'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다.

 

보졸레 누보가 늘 그렇듯, 오래 보관한다고 가치가 올라가거나 할 일은 절대 없고, 한달 안에 마셔야 특유의 신선함을 만끽할 수 있다.  

 

한국에는 롯데칠성음료에서 소개하는 조르쥐 뒤뵈프 보졸레 누보(Georges Duboeuf Beaujolais Nouveau), GS에서 제안하는 알베르 비쇼(Albert Bichot) 등이 출시됬다.     

화학적인 효모를 첨가해 얻었다는 오해를 받곤하는 보졸레 누보 특유의 바나나 노트는 보졸레 누보의 독특한 양조 기법 '탄산 침용법 (carbonic maceration)'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탄산 침용법은 단순하게 '포도를 송이째로 밀봉한 후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발효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바나나를 포함한 과일향이 생겨나게 된다고.   

 

보졸레 누보  

 

보졸레 누보  ©Sergey Melkonov   www.flickr.com/photos/melkon/3045929685/

프랑스에서 3번째로 큰 도시 리용 (Lyon) 북쪽에 자리한 보졸레 (Beaujolais) 지방에서 자라는 품종 가메 (Gamey)로 만든 와인.

 

보졸레 와인에 '새로운'이라는 뜻의 형용사 '누보(nouveau)'가 붙게 된 것은 1951년,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AOC (원산지 명시 통제) 와인을 매년 12월15일 이후에 출시하도록 하는 법의 적용 예외가 허가되면서 11월 13일에 나온 '새로운 보졸레 (beaujolais + nouveau)'를 축하하는 마을 행사가 열리면서부터다.

 

서민들이 소주처럼 편하게 마시는 테이블 와인 정도로 여겨지던 보졸레 누보는 '금방 만들어진 와인 특유의 신선함'을 눈여겨 본 와인업자 조루쥬 뒤베프(Georges Duboeuf, 한국에 소개되는 바로 그 와인 라벨 !)에 의해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보졸레 누보의 출시를 알리는 광고 문구 '보졸레 누보가 도착했습니다 (Le Beaujolais Nouveau est arrivé) !'는 프랑스에서는 동명의 코메디 영화가 제작되었을만큼 유명하다.

 

한참 잘나가던 시절은 갔어도, 캐주얼하게 마실 가벼운 젊은 와인으로 보졸레 누보는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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