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계란 흰자 처치법 : 코코넛 머랭 쿠키
계란 노른자와 흰자의 아다리가 안 맞는 요리를 하고 난 후, 남은 흰자로 지단 같은 민둥한 계란 후라이만 해 먹지 말고 코코넛 머랭 쿠기 만들기에 도전해보자. 달걀흰자로 거품만 잘 내고 나면 거창하게 레시피라고 부를 것도 없이 너무너무 쉽다 !
계란 흰자에 관한 사담, 머랭의 원리
오랜만에 크림 한 방울 안 넣고 이탈리아식 카르보나라를 만들었더니 계란 흰자만 4개나 남았다. 계란 흰자로 만들 수 있는 요리 하면 베이킹, 계란 흰자 베이킹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마카롱이지만 손이 너무 많이 가서 노노. 결국 집에 코코넛 가루도 있겠다 마카롱보다 훨씬 쉬운 코코넛 머랭 쿠키를 만들기로 했다. 거품기로 머랭만 잘 치면 망치고 싶어도 도저히 그럴 수 없을 만큼 쉽지만 제대로 겉바 속 쫀득으로 맛도 엄청나게 있다. 커피 마실 때 하나씩 곁들여 먹기도 좋고 손님 대접용 커피잔에도 하나씩 올려내기에도 노력 대비 매우 굿.
이 레시피에서 제일 고난도 과정은 계란 흰자를 열심히 휘저어 거품이 단단히 뭉친 상태인 머랭을 만드는 일. 설탕과 함께 휘핑하는 프렌치 머랭이 제일 만들기도 쉽고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지만, 계란을 중탕하면서 설탕을 넣는 난이도 최상급의 스위스 머랭도 있고 시럽처럼 녹인 설탕을 미리 거품을 내 둔 머랭에 더하는 이탈리안 머랭도 존재한다. 이탈리안 머랭은 이름만 이탈리아지 프렌치 베이킹의 기본적인 테크닉이라고 프렌치들이 강조한다.
그런데 이 흐물흐물한 계란 흰자는 어떻게 머랭이 되는걸까? 구글은 언제나처럼 지나치게 과학적인 답변을 알려준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계란 흰자를 거품기로 휘젓는 과정에서 흰자의 단백질이 분리되고, 이렇게 분리된 단백질이 휘핑하면서 생기는 공기를 흡수하면서 부풀어 오르는 원리란다. 흰자의 단백질은 물을 좋아하는 친수성과 싫어하는 소수성으로 나뉘는데 물을 싫어하는 단백질이 공기와 결합하는 거라는 상당히 이과적인 설명도 있었지만 어려워서 패스. 설탕을 넣으면 더욱 단단한 머랭이 완성되는 것은 물과 결합하는 설탕이 머랭의 구조를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 노른자 속에 들어있는 지방은 머랭이 만들어지는 기본 원리인 단백질 결합을 방해한다. 노른자가 조금이라도 섞이면 머랭 치기에 그대로 실패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라고.
코코넛 머랭 쿠키
재료
코코넛 머랭 쿠기 24개 분량
계란 흰자 4 개
설탕 100 g
코코넛 가루 250 g
코코넛 가루 대신 롱코코넛을 활용하면 유명한 코코넛 로쉐와 비슷한 결과물이 나온다 !
소금 한꼬집
만들기
1. 오븐을 180도로 예열해두고 물기나 기름기가 전혀 없는 큰 볼에 계란 흰자와 소금 한 꼬집, 설탕의 반 분량을 넣고 거품기로 열심히 휘저어준다.
귀찮아서 그냥 설탕 반 분량을 한꺼번에 넣고 초고속으로 돌렸다만, 원칙적으로는 소금을 넣고 흰자를 먼저 풀어준 후 > 반 분량의 설탕을 두 번에 나눠 전기 거품기를 이용해 1차 30초 고속 > 2차 45초 초고속으로 돌려야 한다. 역시나 귀찮아서 그냥 손에 잡히는 유리볼을 사용했지만, 역시나 원칙적으로는 미세한 기름기나 물기가 전혀 남지 않는 스텐 재질의 볼에서 머랭 치기를 하는 게 좋다 !
2. 부드러운 뿔이 서는 머랭이 만들어지면 힘든 과정은 벌써 끝 !
3. 코코넛 가루와 설탕을 넣고
4. 마담 로익 크림치즈같은 포슬포슬한 질감을 목표로 가루류와 머랭과 잘 섞어낸다.
5. 오븐 트레이에 유산지를 깔고 한입 크기로 동그랗게 빗어서 올린 후
6. 180도에서 20분간 구워내면 완성 !
겉은 바삭바삭 속은 쫀득쫀득. 코코넛 특유의 식감이 부드럽고 달달한 머랭과 이룬 이 훌륭한 콜라보, 오븐에서 바로 나왔을 때도 맛있지만 식으면 더 맛있어진다. 진한 커피 한잔과 함께 행복하게 즐겨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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