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쇼의 본고장 프랑스 레서피와 함께, 감기에 좋은 따끈한 음료 뱅쇼를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어보자. 이미 알려진 기존의 레서피와 비슷한 재료를 살짝 다르게 조리하면 프랑스에서 만날 수 있는 뱅쇼가 완성된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 탁월한 효능을 자랑하는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의 스테디셀러 뱅쇼 (vin 와인 + chaud 뜨거운, 말 그대로 뜨거운 와인).
우리나라에는 아이스 뱅쇼도 있는 모양이던데, 이게 굳이 따지자면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차가운 뜨거운 와인’을 뜻하는 이름이다. 의도하지 않게 설명’충’이 됬다만, 보는 사람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이름을 가졌어도, 다음에 한국에 가면 꼭 마셔보고 싶을 정도로 맛은 있을 것 같다 :))
프랑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만나는 뱅쇼에는 럭셔리한 와인과 소믈리에의 품격있는 서비스같은 우아한 세팅은 없다. 대신 군대 취사장에서나 볼 법한 대형 국 냄비에 담긴 뱅쇼를 투박한 국자로 퍼서 종이컵에 담아주는 후덕한 주인이 있다. 그냥 추운 날 항상 땡기는 오뎅 국물같은 존재인 셈이다.
이렇게 친근하게 만나는 뱅쇼는 맛도 좋은데 심지어 감기에 좋은 음료로 알려져있다. 매일 마시는 레드 와인 한 잔은 건강에 좋다는데, 여기에 다양한 효능을 자랑하는 아래 재료들까지 포함되어 있으니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 듯 !
면역력 증강 끝판왕 비타민 C가 충분한 레몬과 오렌지
항균, 항 바이러스, 항산화 효과 그리고 감염과 싸우는 항염증 성분까지 풍부한 계피
피부와 건강에 좋은 착한 과일 사과
기침 완화와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생강
그럼 본격적으로 프랑스식 뱅쇼 만드는 법을 알아보자. 재료 리스트만 보면 이미 나와있는 레시피와 크게 다를게 없지만, 이 버젼의 매력은 조리법에 있다. 재료와 와인을 뭉근하게 끓여내는 대신, 센 불에서 짧게 끓인 다음 하루 정도 실온에 두는 걸로 재료들의 풍미가 와인에 서서히 스며들게 한다.
뱅쇼 만드는 법
재료
750 ml 레드 와인 한 병
정통 레시피는 보르도, 브르고뉴 혹은 피노 누와 와인을 추천하지만 그냥 가성비 좋은 저렴이 와인 아무거나 써도 괜찮다. 정말 입맛에 안 맞아서 어짜피 못 마실 와인이 아니라면, 비싼 와인 모셔다가 이런 거 만들면 절대 안된다.
레몬 반 개
오렌지 1 개 반
귤로 교체한다면 3개, 오렌지 하나, 귤 하나 넣어도 된다.
사과 껍질 채로 한 개
시나몬 스틱 2개 반 혹은 계피 조각 약 6개
계피와 시나몬은 원칙적으로는 각자 다른 향신료지만 극도로 섬세한 미감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집에 있는 것 중에서 아무거나 쓰면 된다. 둘 다 있다면 시나몬을 추천하고, 혹시 계피나 시나몬 가루만 있다면, 테이블 스푼 기준으로 넉넉한 한 스푼 정도로 대체 가능. 하지만 가루보다는 스틱이나 조각이 오래 우려져서 완성된 뱅쇼가 더 맛있긴 하다.
엄지 손가락 정도 크기의 생강
갈색 설탕 테이블 스푼으로 7스푼
흰색 설탕으로도 대체 가능하지만 갈색 설탕으로 만드는게 더 맛있다. 꿀은 특유의 향 때문에 비추.
+ 정향 (clove), 스타 아니스(팔각 향신료) 있으면 각 3개씩.
이 두 향신료는 제대로된 프랑스 뱅쇼의 맛을 연출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지만, 없다고 뱅쇼를 망칠 수준은 아니라 일부러 구입할 필요는 없다. 둘 다 향이 강한 편이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니, 손님 대접을 위한 뱅쇼라면 빼고 만드는 게 더 나은 옵션이 될 수도 있다.
조리법
1. 가열하지 않은 냄비에 레드 와인 한 병과 분량의 갈색 설탕을 넣고 잘 섞는다.
2. 오렌지나 귤은 베이킹 소다와 굵은 소금으로 깨끗이 세척한 다음 강판을 이용해 껍질을 얇게 긁어내서 제스트를 만든다. 하얀 속껍질까지 섞이면 쓴 맛이 나니, 최대한 오렌지 색깔 부분만 수집한 다음 설탕 먹은 와인에 투척한다.
3. 껍질을 벗겨낸 벌거벗은 오렌지나 귤 알맹이는 즙을 짜서 와인 냄비에 합류시킨다.
4. 레몬과 사과 역시 껍질째로 들어가니 베이킹 소다와 굵은 소금을 활용한 살균 세척은 기본 ! 레몬 반 개는 꼭지 부분을 칼로 썰어낸 다음 두툼한 슬라이스 4개 정도로 자르고, 사과는 껍질 채로 8등분 한 후 역시나 와인 속으로 투하한다. 사과씨도 그렇지만 특히 레몬씨는 뱅쇼가 우려지는 과정에서 쓴 맛을 낼 수 있으므로 신경 써서 빼낼 것.
5. 생강은 껍질을 벗겨낸 후 두툼한 편으로 잘라서 넣고, 계피 조각, 시나몬 중 택 1해서 넣어준다. 정향과 팔각 향신료가 있다면 같이 추가.
6. 먼저 넣은 갈색 설탕이 섞일 수 있도록 다시 잘 저어주고 와인의 알콜 성분이 날아갈 수 있도록 센 불에서 5분 정도 뚜껑을 열고 팔팔 끓인다.
7. 불에서 내린 후 바로 뚜껑을 닫고 하루 동안 실온에서 보관한다. 여름이라면 실온보다는 한김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둘 것.
8. 다음날, 채망에 재료들을 걸러내고 따뜻하게 데워서 찻잔에 서빙 ! 걸러낸 과일을 함께 넣어서 서빙해도 된다. 남은 뱅쇼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5일 정도 보관 가능.
초반에 강한 불에서 끓이면서 알콜을 날려도 오래 끓이는 레시피에 비하면 알콜이 조금 더 남게된다. 아이들과 함께 마실 예정이라면 무가당 포도 주스를 활용해서 만들어도 비슷한 맛과 감기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만들어서 바로 마실 수도 있지만, 웬만하면 끈기있게 하루만 기다리는 걸 추천한다. 막 만들었을 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맛있어진다.
그럼 올 겨울은 초간단 프랑스 레시피로 만든 뱅쇼와 함께 감기 걱정 없이 따뜻하게 보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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