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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야채, 향신료

넛맥 (Nutmeg) 가루, 향신료 육두구 활용법 : 효능, 부작용(환각!?), 대체재

by stanojeka 2021. 1. 9.

호두처럼 생긴 향신료 넛맥, 맛도 효능도 훌륭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부작용도 숨기고 있다는 알 수 없는 향신료는 언제 어떻게 쓰는 거지 ? 

넛맥(Nutmeg)

라틴어로 너트를 뜻하는 '눅스(Nux)'에 사향 향기 'musky'가 더해진 이름. 프랑스어로는 '누아 드 무스카드 (Noix de muscade, 사향 향 너트)'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한자 표현 '육두구(肉荳蔲)'를 사용하는데 고기 육에 콩 두, 고기 콩이라는 이름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온도는 높고 습기는 많은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의 열매 속에 있는 씨 부분을 향신료로 활용한다.     

혀에 닿는 순간 처음 느껴지는 느낌은 화하게 톡 쏘는 매운맛 하지만 동시에 오묘하게 달달한 맛이 난다. 아주 단순하게는 생강과 후추, 계피를 섞은 맛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한 매력적인 향을 가졌다.     

넛맥이 유럽의 식문화에 들어오게 된 배경은 유럽의 식민지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지에서만 재배되던 중세 시대에는 유럽에서 넛맥을 구하려면 아랍 상인들을 일종의 '브로커'로 통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까지 웃돈까지 줘가며 이 신기한 향신료를 구입하는데 빡친 지친 유럽인들은 스스로 넛맥의 생산지를 찾아 나선다. 이미 인도에 적을 두고 있던 포르투갈인들이 넛맥 '직구'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지만 첫 승자는 네덜란드. 덕분에 인도네시아의 소순다 열도에 최초의 유럽 수출 전용 넛맥 농장이 생기게 된다. 밀수자에게는 사형이 내려질 정도였다니, 당시에는 정말 돈이 되는 농업이었던 듯.

현재 다양한 요리에 넛맥을 활용하는 프랑스는 네델란드보다 한 발짝 늦게 동인도 회사를 설립한 17세기 무렵에야 넛맥을 손에 넣었다. 이후 카리브 해안가의 서인도 제도에 식민지를 가지게 되면서 드디어 자국 식민지를 착취하며 넛맥 재배에 성공한다.     

넛맥 효능 

유럽 나라들이 난데없이 이 넛맥 직구 쟁탈전을 벌였던 이유는 중세 시대에는 넛맥이 향신료보다 진귀한 효능을 가진 신비로운 약재로 쓰였기 때문. 지금까지 알려진 넛맥의 효능은 아래와 같다. 

- 설사나 구토를 멈추게 하고 소화를 돕고, 호흡기 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 아담한 사이즈 대비 칼슘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있어서 튼튼한 뼈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 혈액 내의 원활한 산소 이동을 담당하는 철분과 세포 재생을 담당하는 아연 성분 역시 풍부하게 들어있다.  
- 넛맥 에센션 오일은 근육통 소염제로 활용할 수 있다. 

넛맥 부작용, 적정 섭취량

이렇게 다양한 효능을 가진 건 좋은데, 그렇다고 한꺼번에 많이 먹어서는 큰일 나는 게 또 넛맥이다.

천연 진통제로 쓰였을 만큼 섭취량을 늘리면 아주 천천히 환각 상태에 빠질 수도 있고 아주 최악의 경우에는 입안이 마르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다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유럽에서는 한때 불법 낙태용 약료로 쓰였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있는데, 정말로 유산이나 조산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하니, 혹시 모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임산부의 넛맥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절대로 먹으면 안 될 위험한 향신료같지만, 수프에 후추 뿌리듯이 소량만 섭취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심 좋게 퍽퍽 넣지 말고 소량으로 한 꼬집 정도만 우아하게 사용할 것!    

넛맥 활용법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든 무조건 소량을 사용 ! 

한자 이름처럼 고기맛이 나는 콩은 아니지만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요리에서 고기의 잡내를 없애는데 주로 쓰이고 감자 요리에 넣으면 특유의 아린 맛을 말끔히 없애주는 신기를 보인다.

그라탕 도피누아같은 크림 베이스 그라탕이나 수프 등에 넣으면 후추보다 훨씬 섬세한 매운 향을 더해주고, 계란의 비릿한 냄새를 이만큼 확실하게 잡아주는 향신료도 없어서 오믈렛이나 계란이 들어가는 칵테일을 만들 때도 빼놓을 수 없는 재료로 통하며, 베이킹에서도 활용된다. 

넛맥 대체재 

사실 자주 쓸 일도 없을텐데 부작용까지 보고 나니 무서워서 더 못 쓰겠다고? 그럼 프랑스에서 활용하는 아래 대체재들을 활용하면 된다. 

후추와 계피 혹은 시나몬 가루를 1:1로 섞거나 여기에 생강가루를 같은 비율로 섞어주면 더 좋다. 이 녀석들은 조금 많이 먹어도 환각 상태로 몰아넣는다거나 할 위험도 없으니 한 꼬집만 넣는 넛맥보다는 3배 이상 넉넉하게 사용하면 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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