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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야채, 향신료

이탈리아산 페페론치노, 베트남 고추와의 차이점, 보관법, 활용법

by stanojeka 2020. 12. 29.

이탈리아에서 온 작은 고추 페페론치노, 더 착한 가격의 베트남 고추로 대체할 수 있을까?   

 페페론치노 (peperoncino)

피망*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페페로네 (peperone)'에 어미에 붙으면 '작은'을 뜻하는 'ino'가 더해진 '작은 고추'라는 의미의 이름. 16세기 무렵 탐험가 크리스토프 콜럼버스에 의해 이탈리아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며, 처음에는 토마토처럼 식재료가 아니라 장식용으로 쓰였다. 

우리나라 고추와 마찬가지로 작으면 작을수록 맵고 씨에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함축되어 있어서 이 정도는 거뜬히 씹어먹을 줄도 아는 한국인의 능력을 모르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페페론치니를 팔면서 아주 조금씩만, 그것도 씨는 다 빼고 쓸 것을 신신당부하기도 한다. 

페페론치노 수확되는 매년 9월,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마을 디아만테 (Diamante)에서는 페페론치노 페스티발이 열린다.  

* 피망을 포함한 고추의 학명 '캡시컴(capsicum)'은 주머니처럼 생긴 용기를 뜻하는 라틴어 'capsa'에서 유래된 단어. 피망과 파프리카의 차이점이 헷갈리기 쉬운데 피망은 프랑스어 'piment'에서 왔고 파프리카는 매운 것을 뜻하는 헝가리어에 어원을 둔다. 피망의 계량 종인 파프리카가 피망보다 조금 더 달고, 주황색, 노란색 등 색깔이 다양하다. 피망은 초록, 빨간색 두 가지만 ! 유럽에서는 파프리카를 전혀 맵지 않은 고춧가루의 일종을 부르는 이름으로 더 자주 쓴다. 

© freephotoman via Flickr

페페론치노 VS 베트남 고추 

페페론치노의 저렴이 버전으로 알려진만큼 가성비에서는 당연히 베트남 건고추가 갑. 하지만 페페론치노에는 베트남 고추에는 없는 오묘한 달달한 맛이 담겨져있고 베트남 고추에 비해 살짝 덜 맵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이탈리아 요리에 페페론치노를 쓰면 원본에 가까운 감칠맛을 낼 수 있는 건 사실. 하지만 사견으로는 엄청난 미각의 소유자가 아닌 다음에야 똑같은 요리를 고추만 다르게 넣고 만들어 페페론치노 VS 베트남 고추 품평회를 열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서 가끔씩 파스타 해먹을 정도로만 활용할 생각이라면 베트남 고추로도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페페론치노 보관법

흔한 후추처럼 유리병에 든 페페론치노를 구입했다면 직사 광선이 들지 않는 건조한 공간에 두고 유통기간까지 보관하면 된다.

만약 사진처럼 비닐에 패킹된 제품을 가지고 있다면 조리 중에 너무 많은 양의 증기가 찬장으로 올라간다거나 하는 흔치 않은 상황이 겹치고 겹쳐 고추 가루처럼 벌레가 꼬이기도 한다. 혹시 모르니 냉동실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걸 추천 !  

페페론치노 활용법 : 홈메이드 페페론치노 올리브 오일

마늘과 페페론치노로만 맛을 내는 알리오 올리오나 아라비아타 파스타 소스 레시피는 너무 잘 알려져있으니 패스 ! 

올리브 오일 1 리터에 깨끗히 세척해서 잘 말린 페페론치노 약 10개와 월계수 잎 한 장을 넣고 밀봉한 후 15일 정도 지난 후에 열어보면 이탈리아 피자집에서 맛볼 수 있는 매콤한 올리브 오일보다 훨씬 맛있는 홈메이드 고추기름이 완성된다. 굳이 이탈리아 요리뿐 아니라 스테이크 구울 때나 샐러드 드레싱 만들 때를 포함해 다방면에 활용하면 감칠맛을 낼 수 있다. 냉장고 털기 볶음밥 할 때 넣어도 아주 맛있다.  

우리 입맛에 맞을 정도로 훨씬 매운 버전을 만들고 싶다면 페페론치노 양을 2배로 늘리고 일회용 장갑을 끼고 손으로 대충 으깨서 넣으면 된다. 이 경우에는 일주일만 묵혀둬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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