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대신 석회질만 가득한 파리의 수돗물. 관광객들에게는 피부 뒤집어짐을 선사하고 가전제품과 주방에는 희끗희끗한 하얀 물 자국 폭탄과 매일 쌓이는 석회 침전물을 선물하는 막강한 파리 물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오만 제품을 동원해 별 짓을 다해본 결과, 베이킹 소다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자랑하는 구연산에 정착했다 !
구연산
18세기 말, 스웨덴의 과학자가 레몬 주스에서 최초로 분리해낸, 다른 말로 시트릭(citric) 산.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레몬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신 맛나는 과일에서 추출한 성분이다. 이름은 거창하게 들리지만 탄산음료나 화장품 같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제품에는 물론 와인에도 들어가 있다.
산성분이 석회질을 제거하는데 탁월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석회질 물의 역습에 매일 시달리는 파리에서는 정말 없어서는 안될 천연 세제다. 석회질은 물론 녹슨 자국을 없애는 데나 탈취, 살균, 묵은 떼 제거가 필요한 곳에서도 막강한 실력을 발휘한다. 남은 레몬 처리법에서 청소, 세탁시의 활용법이 항상 언급되는 것도 바로 이 구연산 덕분.
베이킹 소다도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구연산의 산도가 더 높은 편이다. 파리 수돗물의 석회질이 워낙 강적이라 개인적으로는 베이킹 소다는 과일, 야채를 세척할 때나 섬유 유연제로 사용하고, 식기 세척기, 세탁기처럼 물과 함께 사용하는 가전제품 청소와 물 자국 제거에는 구연산을 쓴다. 구연산 대신 베이킹 소다와 식초 조합도 시도해봤지만 결론은 역시 구연산인 걸로! 대신 산도가 높으니 필히 고무 장갑을 낀 채로 사용할 것을 권한다.
구연산 사용법 실전
며칠만 방치해도 이렇게 심한 물 자국과 석회질 침전물이 생기는 처참한 커피 포트. 그나마 생수를 끓일 때가 많아서 이 정도지, 잘못 하가다 가는 바닥이 안 보이는 답 없는 지경까지 갈 수도 있다.
짜쟌 ~ 겉면은 1:1 비율로 물에 푼 구연산을 살짝 묻힌 수세미의 부드러운 면으로 쓱쓱 닦아낸 후 마른행주로 물기를 제거해주기만 했는데도 반딱 반딱, 내부는 구연한 한 큰 술과 머그컵 반잔 분량의 물을 넣고 끓였다가 10분 정도 놔둔 다음 잘 헹궈줬더니 바로 말끔한 얼굴을 되찾았다. 커피 포트를 세척한 구연산 먹은 물은 버리지 말고 알뜰하게 수도꼭지를 닦아보자 !
얼룩덜룩 쓰기 싫게 생긴 수도꼭지도 다시 반짝반짝! 역시 수세미의 부드러운 면으로 구석구석 문질 문질 닦아준 후, 마른행주로 남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주면 된다. 그래도 커피 포트 물이 남았으니 이번에는 똑같은 방식으로 한동안 방치해둔 유리병 청소에 도전해보자. 결과는 마찬가지로 아름답다.
다음은 식기 세척기 차례.
다녀간 곳에는 항상 흔적을 남기는 바람에 완전 범죄는 절대로 지르지 못하실 석회질님, 필터 상태도 난감.
필터는 역시 커피 포트 세척한 물을 칫솔에 묻혀서 구석구석 끼어있는 찌꺼기를 말끔히 닦아내고 다시 제자리로 복귀. 구연산 가루를 내부에 네 큰 술 정도 뿌리고 세제 통에도 두 큰 술 정도 넣어둔 다음 가장 높은 온도 프로그램에 맞춰 돌린다. 상태가 이렇게까지 처참하지 않다면 그냥 가장 짧은 사이클을 선택해도 굿. 대신 멸균 효과는 당연히 온도가 높을 때 더 막강해진다.
새 것처럼 돌변한 우리 집 식기 세척기, 실화냐?
파리보다 석회질이 훨씬 적은 고퀄의 물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한국에서는 이렇게 간단한 사용법을 가진 구연산과 함께 더더욱 쾌적한 생활환경을 만끽할 수 있을 것임에 확신한다. 천연 성분의 천연 세제라 환경에도, 우리 몸에도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은 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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