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보나라(카르보나라 pasta alla carbonara) 제대로 만들기
이탈리아와 가까운 프랑스에서조차 생크림과 베이컨, 버섯 등을 넣은 크림 파스타를 까르보나라라고 마음대로 부를 때가 많지만 까르보나라는 크림 파스타가 아니다. 생크림이나 우유는 단 한 방울도 안 들어가고 계란 노른자와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 후추만으로 맛을 낸다. 칼로리는 가히 폭탄급이지만 맛은 매우 있는, 전혀 어렵지 않은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를 아주 제대로 만들어보자 !
까르보나라 어원
볼로네제 파스타와 맞짱이라도 뜰 수 있을 만큼의 전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는 로마 근방 출신의 파스타, 정식 명칭은 '파스타 알라 까르보나라(pasta alla carbonara)'다. 이탈리아어로 숮을 뜻하는 '까르보네(carbone)'에서 파생된 '까르보나라(carbonara)'가 요리 이름에 붙었다니 상당히 뜬금없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세 가지의 가설이 존재한다.
- 19세기 유럽에서 결성된 비밀 정치 조직 '카르보나리(carbonari)'에서 퍼트린 음식이라는 설. 대신 까르보나라 파스타와의 직접적인 연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 이탈리아 고산 지대에서 작업하던 석탄 광부들(carbonari)들이 산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돼지 비계, 계란,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를 넣어 만들어 먹던 칼로리도 높고 든든함도 오래가는 투박한 파스타 레시피라는 설.
- 옅은 색 소스 위에 뿌려진 후추가 석탄 가루를 연상케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설.
이 중에서 가장 힘을 얻고 있는 가설은 2번이다.사실이라면 우리는 이탈리아 광부들 덕분에 이 맛있는 파스타를 즐기게 된 셈. 먹기 전에 속으로 감사 인사라도 한 번씩 드리자.
까르보나라 만드는 법
정통 버전은 계란 노른자에 돼지비계 기름과 치즈를 섞어 만든 소스에 후추를 왕창 뿌려내는 것. 돼지 볼살을 숙성시킨 염장육 관찰레(guanciale),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 계란 노른자, 소금과 후추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관찰레를 아무 마트에서나 턱턱 살 수 있는 건 아니니 대신 판체타를 써도 좋고, 판체타 입수도 번거롭다면 현지 맛과는 살짝 멀어지는 감이 있더라도 두툼한 베이컨을 활용해도 괜찮다.
관찰레, 판체타,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
http://fastuces.tistory.com/30
http://fastuces.tistory.com/55
재료
2인분 기준
관찰레 약 70 g / 판체타나 두꺼운 베이컨을 사용한다면 약 140 g
재료 샷의 관찰레는 꽁다리 부분이라 고기가 너무 없어서 판체타 슬라이스 6장 추가.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 슈레드 혹은 가루 타입 60 g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와 반반 섞어도 굿 !
계란 노른자 4 개
후추 티스푼 1 개 분량
기왕이면 그라인더로 간 통후추로.
소금 약간
스파게티 혹은 링귀네 180 g
만들기
1. 작은 사이즈로 대충 자른 관찰레나 판체타, 베이컨을 팬에 넣고 중불에 올려 볶는다.
관찰레를 사용한다면 겉면의 갈색 껍질은 벗겨서 준비할 것 ! 불에 올리고 조금만 기다리면 돼지기름 파티가 시작되니 다른 기름을 두룰 필요는 절대 없다.
2. 고기 부분이 바삭바삭하게 익으면 팬에서 꺼내 다른 그릇으로 옮겨두고 사진처럼 비계 부분만 남겨두고 돼지기름이 잘 녹아 나올 때까지 10분 정도 충분히 가열해둔다. 더 이상 기름이 나오지 않을 만큼 비계 덩이가 갈색으로 변하면 덩어리는 버리고 기름만 작은 그릇에 담아 한 김 식혀둔다.
3. 큰 볼에 계란 노른자와 후추를 넣고 크리미한 제형이 되도록 잘 저어준 후
4.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만 혹은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와 반반 섞어서 투척한 후 다시 열심히 저어준다. 이 시점에서 포장지에 명시된 알단테로 익히는 시간에 정확히 맞춰 스파게티 삶기도 시작 !
5. 식혀둔 돼지 기름을 소스에 넣고
6. 다시 한번 열심히 저어주면 소스 준비는 끝 ! 스파게티가 다 삶아지면 테이블 스푼 4개 분량의 면수를 남겨두고 채에 받혀서 물기를 빼준다.
7. 약불에 올린 팬에 스파게티 면과 소스, 면수, 바삭바삭하게 구워둔 베이컨 고기를 넣고 재빠르게 섞어준다.
강한 불에서 천천히 섞으면 계란 노른자가 익어버리는 참사가 발생하니 빠른 속도감이 생명이다 ! 베이컨을 다 넣지 말고 조금 남겨뒀다가 서빙 때 토핑처럼 올려내도 굿.
8. 면과 소스가 충분히 섞은 후 소금으로 간만 맞추면 바로 완성 !
돼지기름과 치즈의 칼로리 파티 덕분에 다이어트식과는 거리가 멀지만 언제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다. 일단 적당히 기름진 고소한 소스와 바삭바삭한 베이컨이 환상의 콜라보를 연출하는 정통 까르보나라의 맛부터 즐기고 나머지는 내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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