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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가공육 (샤큐테리)

관찰레, 판체타, 라르도 디 콜로나타, 차이점, 칼로리, 활용법 : 알고 먹는 이탈리아 베이컨

by stanojeka 2020. 11. 29.

이탈리아 음식의 숨은 일등 공신들, 관찰레, 판체타, 라르도 디 콜로나타, 돼지 비계 삼형제를 만나보자 ! 

 

프랑스 사람들은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당연히 크림을 넣어 만들길래 한동안은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크림으로 만든 까르보나라 소스는 케첩으로 빨간색을 낸 김치 같은 어이없는 물건이었다. 까르보나라를 포함한 이 맛있는 이탈리아 파스타 소스들의 풍미를 만들어주는 건 바로 관찰레, 판체타, 라르도 디 콜로나 ! 

 

이제 한국에서도 판체타는 맘만 먹으면 집에서도 직접 만들 수 있는 레시피가 나와있고 관찰레도 햄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소개하는 '소금집'이라는 곳 등을 통해 판매되는 모양이다. 라르도 디 콜로나타는 아직까지는 상대적으로 구하기 힘든 모양이지만 이탈리아에서 온 이 맛있는 지방 덩어리들을 살펴보자.

 

 

 

관찰레 (Guanciale)

 

2019-01-31 Guanciale al Pepe ca 800g

관찰레

우리말로는 '관촬레' 혹은 '구안치알레'라고도 쓰는데 이탈리아 발음은 '구안찰레'에 가깝다. 토스카나 지방에서는 '바르보조 (Barbozzo)'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탈리아어로 볼을 뜻하는 '구안차(guancia)'에서 연유된 이름처럼 돼지 볼살에 소금과 설탕, 후추에 타임같은 허브를 절여 3주간 숙성해서 만든다. 훈제 처리는 노노.   

판체타보다 지방이 많지만, 볼살 지방 자체의 퀄리티만 따지고 보면 판체타보다 우수하고, 제형도 더 단단하며 풍미도 훨씬 강한 편이다. 

 

 

 

판체타 (Pancetta)

판체타 © seriouslygood1 via Flickr

삼형제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녀석. 이탈리아를 벗어나면 관찰레보다 쉽게 구할 수 있다.  

관찰레만큼 이름이 단순하다. '배'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판치아(pancia)'에서 온 이름처럼 돼지 뱃살로 만들어졌고, 소금, 향신료로 절여서 3달 정도 숙성 기간을 거친다. 돼지비계 자체의 맛을 살린 '돌체(dolce)', 훈제 버전 '아푸미까타(affumicata)', 등등이 존재. 
 
관찰레처럼 펴진 채로 판매되는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롤 상태로 한번 말려서 나오는 편이고, 아예 쓰기 편하게 큐브처럼 잘려서 나오는 제품들도 있다.   

라르도 디 콜로나타 (Lardo di Colonnata)

 

Pezzi di lardo di Colonnata

라르도 디 콜로나타

돼지 지방계의 에르메스 응?

토스카나 지방의 콜로나타(Colonnata)에서 전통적인 기법으로 만들어진 비계 (Lardo). 

돼지 등 쪽 부위의 지방을 걷어서 단면에 마늘과 향신료를 듬뿍 발라놓은 대리석 상자에 소금과 로즈마리 등의 허브과 함께 넣고 최소 6개월부터 2년까지 정성스럽게 숙성시켜서 얻어낸다 돼지비계 가지고 이럴 일인가 싶기도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 100가지 음식'같은 하릴없는 리스트에 자주 이름을 올리며, 굉장히 느끼할 것 같은 비주얼과 달리,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럽고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다.  

 

 

 

관찰레, 판체타, 라르도 디 콜로나타 칼로리, 영양 성분 

100g 기준 관찰레 약 669 Kcal /  판체타 541 Kcal /  라르도 디 콜로나타 무려 891 Kcal
.
... 돼지비계 삼형제 중에서 칼로리까지 착한 녀석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다행히 이렇게 미친 칼로리를 가진 지방 덩어리라고 모두 건강에 해로운 건 아니다 ! 

라르도 디 콜로나타는 오메가 지방산 등 몸이 필요로 하는 지방을 공급해주는 착한 지방의 대명사로 통하고, 싸구려 말고 품질 좋은 관찰레와 판체타에는 불포화 지방산의 함유량이 건강을 위협하는 포화 지방산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남용만 하지 않는다면 이 돼지 삼형제와 함께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과자나 가공 햄을 통해서보다 훨씬 더 건강한 지방을 섭취할 수 있다.    

관찰레, 판체타, 라르도 디 콜로나타 활용법

관찰레 ? 판체타? 카르보라나 파스타

세 가지 모두, 파스타 소스를 비롯한 다양한 소스에 활용되는데, 쉽게 적용해볼 수 있는 몇 가지만 소개한다. 

정통 까르보나라는 관찰레를 사용하는 거라고 알려져있지만, 이탈리아에도 판체타로 만든 까르보나라 파가 존재한다.
부위 자체의 지방 퀄리티가 높은 관찰레를 사용하면 특유의 고소한 지방 맛이 더 깊게 표현되지만, 판체타를 사용했을 때보다 더 기름진 소스가 만들어진다. 

올리브 오일만 사용해서 토마토 미트 소스 '볼로네제 라구' 소스를 만드는 버젼도 많지만, 판체타나 관찰레를 넣으면 확실히 이탈리아스러운 맛이 배가된다.  

계란을 빼고 페코리노 치즈와 관찰레나 판체타 만으로 초간단 까르보나라를 만들어도 굿.
관찰레나 판체타를 짧은 스틱 모양으로 잘라 노릇노릇 해질 때까지 구운 다음, 삶은 파스타와 잘게 자른 페코리노를 넣고 불 위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잘 섞어주면 된다. 이렇게 소스에서 파스타를 다시 한번 익혀내는 경우에는, 소스와의  조리 시간까지 감안해서 파스타를 삶을 것 ! 포장지에 명시된 파스타 삶는 시간보다 약 2분 정도 먼저 불에서 내려준 후 소스와 섞어야 걸 면이 퍼지는 걸 막을 수 있다. 

관찰레나 판체타로 방울 양배추를 특별한 요리로 변신시켜도 좋다. 오븐용 그릇에 얇게 슬라이스 한 관찰레나 판체타를 깔고 > 그 위에 살짝 데친 방울 양배추를 올린 후 > 다시 관찰레, 판체타 슬라이스로 덮어 준 다음 > 고다 치즈를 토핑처럼 올려준 상태에서 오븐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녹여주면 완성이다.  

더 간단하게는 살짝 데친 아스파라거스를 관찰라네 판체타와 함께 볶아도 정말 굿 !     

라르도 디 콜로나타는 워낙 고급진 비계다 보니, 그냥 슬라이스 해서 빵 위에 올려서 먹어도 아주 맛있다. 이럴 때는 소금기가 모여있는 끝부분은 잘라내고 먹는 게 좋다. 그 위에 오븐에 구운 슬라이스 애호박을 올려도 좋고, 작은 큐브로 자른 포카치아 위에 라르도 디 콜로나타와 구운 애호박을 올린 후 이쑤시개로 고정하면 만들기도 쉽고 맛도 훌륭한 핑거 푸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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