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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초간단 디저트, 베이킹 레시피

까눌레 만들기, 프렌치 제빵사들의 팁 : 보르도에서 온 쫀득한 과자

by stanojeka 2020. 12. 12.

까눌레 만들기 

귀여운 비주얼 + 겉바 속촉 (겉은 바삭 속은 촉촉) + 쫄깃쫄깃한 식감으로 무장한 달콤한 디저트 까눌레. 다 좋은데 사이즈도 작은 게 생각보다 훨씬 비싸서 가성비로는 최악의 점수를 받곤하는 이 쫀득한 보르도 출신 과자를 프랑스 제빵사들이 알려주는 팁을 활용해 더 쉽게, 더 맛있게 만들아보자 ! 

 

 

© Roboppy at English Wikipedia

까눌레 (Cannelé)

와인으로 유명한 보르도의 또 다른 명물. 

계란에 바닐라와 럼을 섞은 반죽을 브론즈 재질의 틀에서 구워내는데, 아주 바삭바삭한 달달한 겉과 촉촉하고 쫄깃쫄깃한 커스터드 크림 같은 속이 반전 매력을 연출한다. 

유래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16세기 무렵 보르도 지방에 자리했던 아농시알(Annonciales) 수녀원의 수녀들이 당시 유행하던 동그란 모양의 틀에 넣어 돼지 기름에 튀긴 과자 '까늘로(canelot)'를 재해석해 만들었다는 것. 하지만 수녀원이 폐쇄되었을 때 까눌레 틀이나 재료의 흔적이 없었기 때문에 확인된 팩트는 없다. 

두 번째는 와인을 만드는 동안 정제 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계란 흰자를 사용하곤 했는데, 남은 노른자를 활용할 방법으로 찾아낸 게 까놀레라는 보르도 와인 사업의 부산물 설이다. 역시 역사적 검증을 거친 버전은 아니다.  

 

 

© bionicgrrrl via Flickr

사 먹는 까눌레가 비싼 이유 ? 

크기 대비 가격을 비교하면 가성비 디저트와는 거리가 멀다. 프랑스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굳이 이유를 찾자면 아래와 같다. 

-  정말 제대로 만들려면 일단 틀부터 저렴이들 말고 좋은 걸로 갖춰야 한다. 모양 때문이 아니라 동으로 된 까눌레 틀을 사용해야 특유의 바삭바삭한 겉면이 잘 완성되기 때문이다. 

- 이 특유의 딱딱한 겉면을 더 제대로 만들려면 천연 밀랍까지 동원해야한다. 이것부터 번거로운데 식용 밀랍을 전용 용기에 따로 녹여서 작은 원통형 틀에 난 골에 맞춰 발라주다 보면 돈다 안 먹고 말지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 바닐라 빈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도 무시 못할 요소.   

© chez pim via Flickr

까눌레 만들기

 

천연 밀랍 대신 버터를 사용하니 밀랍 없어도 걱정 노노, 대신 반죽을 24시간 동안 휴지시키는 버전이니 전날 미리 준비해둘 것 ! 사용하는 틀의 재질, 철제, 실리콘에 따라 굽는 온도와 시간이 다르다.    

 

재료

까눌레 16개 기준 

 

우유 50 cl  

 

계란 흰자 포함 2개 + 노른자 2개, 신선한 녀석들로 ! 

 

바닐라 빈 반 개 

 

럼 1 큰 술

 

박력분 100 g

 

설탕 250 g

 

무염 버터 50 g + 틀에 바르는 용으로 50 g

 

소금 한 줌 

 

 

 

윗부분 색깔이 살짝 아쉬운 아이들  © vonlohmann via Flickr

만드는 법 

 

1. 바닐라 빈을 세로로 길게 갈라서 내부의 씨를 잘 긁어서 빼낸다. 

배를 갈라준다는 느낌으로 손에 힘을 빼고 칼로 길게 갈라낼 것 ! 빈의 내부를 조심스럽게 칼로 긇어내면서 씨를 빼준다. 

 

2. 분량의 우유를 냄비에 넣고 약불에서 가열. 끓기 직전에 불에서 내린 후 바닐라 씨와 버터를 넣고 우유 온도가 60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관한다. 

바닐라와 버터를 함께 끓이는 게 아니라 따뜻한 우유에 천천히 녹아들게 하는 게 관건 !   

 

3. 큰 볼에 고운 체에 내린 박력분과 설탕을 넣고 잘 섞어준다. 

 

4.  섞어둔 가루류에 준비한 바닐라 버터 우유를 넣고 섞는다. 

우유가 너무 뜨거운 상태로 박력분과 섞여버리면 밀가루가 살짝 익는데 그러면 오븐 안에서 틀 안에 얌전히 있어야 할 까눌레가 마구 부풀어 오르는 불상사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 베이킹용 온도계로 우유 60도가 넘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게 가장 좋고, 없다면 끓는 물과 찬물을 정확히 같은 양으로 섞었을 때의 온도가 50도임을 기준으로 그것보다 조금 더 뜨거운 정도로 때려잡는 원시적인 방법으로라도 꼭 확인하자.    

 

5. 다른 볼에 노른자 2개부터 풀어준 후 흰자를 포함한 계란 2개를 추가해서 잘 섞어준다. 

계란을 머랭 치듯이 거품이 날 때까지 돌려주면 역시나 오븐 안에서 부풀어 오르는 까눌레를 만나게 된다. 휘핑기 대신 아날로그 수동 거품기를 이용해 뭉치는 부분은 없애주되 거품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섞을 것 !     

 

6. 준비해 둔 반죽에 계란을 잘 섞고 럼 한 큰 술과 소금 한 꼬집도 넣어준 후 냉장고에서 24시간 동안 휴지시킨다. 

 

7. 다음 날, 철제 틀을 사용한다면 240도, 실리콘 틀이라면 220도에 맞춰 오븐을 예열한다. 

 

8. 크림 같은 제형으로 적당히 녹은 버터를 틀 내부에 꼼꼼히, 충분히 발라준다.  

딱딱한 버터는 꼼꼼히 바르기 힘들고 물처럼 녹은 버터를 틀 아래로 흘러내린다. 틀에 바를 버터는 항상 미리 꺼내 두고 실온에서 적당히 녹일 것 ! 전날 미리 버터를 반 정도 발라서 반죽과 함께 냉장고에서 휴지 시켰다가 다음날 나머지 버터를 2차로 발라줘도 좋다.   

 

9. 틀을 4/5 정도만 채운다는 느낌으로 반죽을 넣고 오븐으로 직행. 

 

10. 철제 틀은 240도에서 12분, 실리콘 틀은 220도에서 20분간 구워낸 후, 온도를 180도로 내리고 1 시간 동안 더 구워준다.    

 

11. 굽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틀에서 빼낸 후 수분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식힘망에서 한 김 식혀주면 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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