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가비 모양 티 케이크 마들렌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휘낭시에, 프렌치 제빵사들이 알려주는 팁을 적용하면 훨씬 더 맛있어진다 !
휘낭시에 (Financier)
계란 흰자와 아몬드 가루, 버터를 넣고 구운 프랑스 출신 티 케이크.
17세기 프랑스의 중소도시 낭시(Nancy)의 성모 방문 기사단 (Ordre de la Visitation) 수도원에서 만들어진 과자 '비시탄딘(visitandine)'에서 유래됐다. 계란 노른자에 색소를 넣어 물감으로 쓰곤 했던 수녀들이 남은 흰자를 활용할 방법을 찾다가 발명하게 된 케이크라고.
이름과 모양의 유래
프랑스어로 '금융가' 혹은 '금융에 관련된'이라는 뜻을 가진 '휘낭시에'. 구글 번역기에 물어보면 "financial cake, 금융 케익"이라는 어이없는 영어로 번역되는 이 이름은 19세기 파리 주식 거래소 근처에 있던 빵집에서 나왔다.
주 고객층인 금융업 종사자들에게 잊혀진 비지탄딘 레시피를 재해석해서 팔았는데 큰 인기를 끌자 원래 타원형이었던 케이크 모양을 금융계의 영원한 가치 '금괴'처럼 직사각형으로 바꾸게된 것.
휘낭시에 VS 마들렌
비슷한 재료가 들어가지만 휘낭시에는 계란 흰자만 마들렌은 노른자 흰자를 모두 쓴다.
휘낭시에에는 아몬드 가루가 들어가고 사용되는 버터 양도 더 많다.칼로리 폭탄마들렌은 버터를 녹여서 쓰고 휘낭시에는 버터가 갈색이 될 때까지 살짝 그을린 브라운 버터를 사용한다.
마들렌은 조가비 모양틀, 휘낭시에는 금괴를 닮은 직사각 형틀로 만든다.
프렌치 제빵사들의 마들렌 만들기 팁은 여기서 !
https://fastuces.tistory.com/24
휘낭시에 만들기 팁
이미 알고 있는 레시피가 있다면 거기에 아래 굵은 글씨로 표기한 프랑스 제빵사들의 팁들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확 업그레이드된 휘낭시에를 만날 수 있다.
재료 준비
휘낭시에 약 20 개 분량
계란 흰자 6개
무염 버터 200 g
가염과 무염 버터를 100 g 씩 넣어주는 것도 굿 ! 가염 버터의 짭조름함을 통해 휘낭시에의 단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버터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버터의 퀄리티가 아주 아주 중요하다. 가능하면 프랑스산 버터를 사용할 것. 개인적으로는 에쉬레 (Echiré) 버터를 강추한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프랑스 버터를 정리한 포스팅은 여기로 - 1화 / 2화
박력분 70 g
아몬드 가루 150 g
꿀 테이블 스푼 하나 분량
아가베 시럽이나 올리고당으로 대체 가능, 하지만 꿀을 쓰는게 제일 맛있다.
설탕 250 g
철제 휘낭시에 틀
실리콘 틀을 써도 괜찮지만 프랑스 제빵사들은 열이 고르고 빠르게 전달되는 철제 틀을 선호한다. 마들렌 만들기 뿐 아니라 모든 베이킹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팁. 휘낭시에 틀이 없다면 머핀 틀에 1/3 정도만 차도록 반죽을 넣고 동그란 모양의 휘낭시에를 만들어도 된다.
조리법
1. 만들기 1 시간 전, 버터를 미리 냉장고에서 꺼낸 후 실온 보관할 것.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차가운 버터를 바로 가열하게되면 버터 특유의 고소한 향이 날아갈 위험이 있다.
2. 작은 큐브로 자른 버터를 바닥이 두꺼운 냄비에 넣고 중불에서 가열한다. 자글 자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나무 스파출라로 저어준다. 30여 초 후 갈색으로 변하면서 살짝 너트류 향이 풍기면 빠르게 차가운 그릇으로 옮겨준다. 체에 한 번 걸러서 찌꺼기를 걸러준 후 식혀준다.
버터를 태우는게 아니라 갈색으로 만들어야 한다. 색깔 변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니 조심조심!
3. 큰 볼에 설탕, 밀가루, 아몬드 가루와 꿀, 계란 흰자를 넣고 나무 스파출라로 잘 섞어준다. 준비한 갈색 버터를 넣고 다시 한번 잘 섞어준다.
휘낭시에 반죽에는 최소한의 공기가 들어가야 한다. 머랭 칠 때처럼 핸드 믹서로 마구 돌려주는게 아니라 '섞어' 주는 것임을 명심 !
4. 준비한 반죽은 최소 1시간, 길게는 24시간까지 냉장 보관하면서 휴지시킨다.
반죽하는 동안 들어간 공기를 최대한 빼내는 휘낭시에의 콤팩트한 텍스쳐를 위한 필수 과정 !
5. 오븐은 250도로 예열해두고, 휘낭시에 틀에 버터를 꼼꼼히 발라준다.
모든 베이킹에서 활용할 수 있는 팁 - 틀에 바르는 버터는 크림같은 제형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딱딱한 버터는 고르게 바르기 힘들고 물처럼 녹은 버터는 애써 발라둬도 그대로 흘러내려서 아래로 몰린다.
6. 짤 주머니를 이용해 틀의 3/4 정도만 채운다는 느낌으로 반죽을 넣고 250도로 예열된 오븐에 5분간 굽는다.
틀은 트레이 대신 그릴에 올리고 열이 가장 고르게 전달되는 오븐 중간 칸에 넣을 것.
7. 5분이 지나면 180도로 온도를 낮추고 약 8분간 더 굽는다.
250도에서 5분, 180도에서 8분간 굽는 게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휘낭시에 특유의 식감을 얻을 수 있는 비결
8. 뜨거운 기운이 빠질 때가지 기다린 후 틀에서 빼내면 완성.
휘낭시에는 만든 당일이 제일 맛있다는 걸 기억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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