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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초간단 디저트, 베이킹 레시피

마들렌 만들기, 프렌치 제빵사들의 팁 : 프루스트의 마들렌을 찾아라 !

by stanojeka 2020. 11. 25.

조가비 모양의 프렌치 티 케이크 마들렌. 초콜렛, 유자, 녹차 등의 다양한 버전도 좋지만, 마들렌은 역시 기본기 충실한 버터 맛이 최고 ! 

 

마들렌 

프랑스판 구글에는 '정통' 혹은 '마들렌의 본고장 로렌느 지방 출신 할머니가 전수해준' 등등의 수식어를 달고 소개되는 마들렌 만드는 법들이 많다. 매번 다른 레시피를 써봐도 결국 마트에서 파는 아이들보다도 못 한 결과를 얻게 돼서 마들렌은 그냥 사 먹는 걸로 마음을 돌리던 중, 완벽한 마들렌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프렌치 파티세들의 친절한 팁을 모아놓은 친절한 기사를 찾았다 ! 

 

 

단계 별 사진이 첨부된 마들렌 레시피는 홈베이킹 금손 분들이 이미 남겨주신 것들이 워낙 많으니, 이 포스팅에서는 마들렌 만들기의 기본과 재료 준비 그리고 윗 부분이 봉긋하게 솟아오른 예쁜 마들렌을 성공시키는 법 등을 프랑스판 백종원처럼 초간단 요리법을 전수해주는 미셀린 스타 세프 소피 마르소의 전남친 시릭 리냑(Cyril Lignac)의 마들렌 만들기를 참고한 레시피에 적용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이미 가진 마들렌 레세피가 있다면, 거기에 프랑스 제빵사들의 팁들을 적용해서 홈메이드 마들렌을 확 업그레이드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그럼 본격적인 마들렌 만들기 팁 공개에 앞서 마들렌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부터 ! 

 

마들렌 Madeleine 

프랑스 동부 로렌(Lorraine) 지방의 중소 도시 코메르시(Commercy)에서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한 작은 케이크. 

마들렌이라는 이름의 소녀가 처음 만들어서 시장에 팔기 시작했다는 로맨틱 버전으로 소개된 한국 기사가 있는데 반만 맞는 얘기다. 정확히는 18세기, 페로탕 백작 가문의 가정부였던 마들렌 폴미에(Madeleine Paulmier)가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레시피로 만든 작은 케이크를 백작의 성에 찾아온 귀족들에게 서빙하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라고.   

'마들렌 효과 혹은 프루스트 효과, 프루스트의 마들렌 

일리에 꽁브레(Illiers-Combray)에 자리한 프루스트 박물관에 진열된 마들렌과 찻잔 
마들렌 틀 속에 들어간 마르셀 프루스트, 의외로 매우 잘 어우러진다. 마르셀 프루스트 뮤지엄에서 구입한 엽서

마들렌 현상 혹은 프루스트 현상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한 입 베어 먹으면서 그 향기와 함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유명한 장면이 있는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연유된, 사소한 냄새나 맛, 소리 등으로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자서전이라해도 다름없을 이 소설에는 어린 시절, 이모가 홍차에 살짝 찍은 마들렌을 건네주는 장면이 무려 10페이지에 거쳐 묘사된다. 7권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이라 엄청난 끈기가 필요한 작품집이지만, 프루스트를 읽은 사람들은 '삶이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기 이전과 이후가 나뉘는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의 '인생 책'으로 손꼽는다. 다 좋은데 문장 하나 하나가 너무 길어서 집중해서 읽어도 중간쯤 가면 내용을 자꾸 까먹....  
 
마르셀 프루스트가 어린 시절 여름 휴가를 보냈던 작은 마을 '일리에 꽁브레(Illiers-Combray)'에는 마들렌을 건네주던 레오니 이모의 집이 여전히 자리해있는데 지금은 마르셀 프루스트 뮤지엄으로 운영 중이다. 뮤지엄에서 마들렌은 안 판다 원래 '일리에'라고 불리던 곳이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소설 속에 묘사된 일리에의 이름 '꽁브레'를 붙혀서 '일리에 꽁브레(Illiers-Combray)'라고 불리게 됬다.  

 

 

마들렌 만들기 & 팁 

 

재료 준비 

마들렌 30 개 분량 

 

무염 버터 200 g
버터 양이 아주 많은만큼 버터의 퀄리티가 마들렌의 맛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기왕이면 버터 자체가 특별히 맛있는 녀석으로 만드는게 좋고,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산 에쉬레(Echiré) 버터를 강추한다. 한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프랑스 버터들에 대한 기본 정보는 포스팅 최하단의 링크에 ! 

 

설탕 190 g

 

계란 4개 

 

바닐라 익스트렉 티스푼 하나 분량 
바닐라 익스트랙의 대체재로 레몬즙이 언급되기도 하는데, 이 레시피에서는 바닐라 익스트렉을 기왕이면 사용하는게 좋고, 없다면 그래도 레몬즙 대신에 바닐라 오일이나 가루로 대체하는 게 낮다. 바닐라 에센스는 가열하는 동안 향이 날아가버리니 아웃. 

 

박력분 200 g

 

베이킹 파우더 6 g

 

철제 마들렌 틀
철제 몰드보다 실리콘 재형이 훨씬 편한 건 인정하지만 프랑스 제빵사들은 실리콘 몰드보다 열을 더 빠르고 고르게 전달해주는 철제 몰드를 사용하라고 권장한다. 

 

조리법 

 

1. 계란과 버터는 1시간쯤 전에 미리 냉장고에서 꺼내서 상온 사용 !

계란이나 버터를 상온 사용하라는 걸 귀찮아서 무시한 적도 많은데, 마들렌처럼 버터가 많이 들어가는 베이킹을 만들 때는 차가운 계란이 반죽 속에서 버터를 굳게 만들 위험이 있다. 버터 역시 어차피 녹일 꺼라 상관없을 것 같지만, 냉장고에서 바로 나와서 딱딱한 버터를 그대로 중탕 가열하게 되면 급격한 온도 변화로 그 고소한 향을 다 날려버리게 된다. 혹시 계란과 버터를 미리 꺼내는 것을 깜빡했다면, 계란은 따뜻 미지근한 물에 5분간 담가서 온도를 올려주고, 버터는 아주 아주 약한 불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중탕으로 녹여두자. 아무리 급해도 버터 녹일 때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 !  

 

2. 작은 냄비에 상온 상태의 버터를 넣고 약한 불에서 녹여준다. 절대 끓이거나 색깔이 변하게 두면 안되고 천천히 녹이는게 포인트다. 살짝 식힌 후 보관. 

 

3. 큰 볼에 계란과 설탕을 넣어 설탕을 녹여준다는 느낌으로 잘 섞는다. 휘핑 기계까지 동원할 필요 노노. 마무리 할 때쯤 바닐라 익스트렉도 넣고 다시 한번 잘 섞어준다. 

 

4.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두 번 정도 곱게 채에 내려 설탕 먹은 계란에게 투하. 

 

5. 미지근한 느낌 정도의 녹인 버터를 여러 번에 걸쳐 넣은 후, 모든 재료들이 잘 섞이게만 해준다는 느낌으로 수제 거품기를 활용해 약 1분간 섞는다. 

이 과정에서도 휘핑 기계는 무용지물 !  마들렌 반죽을 너무 열심히 섞어버리면 적당히 포실 포실한 텍스처가 아닌 컴팩트하고 퍽퍽한 식감을 가지게 된다. 과도하게 자극받은 재료들이 오븐 속에서 과하게 익어버리기 때문이라고.      

 

6. 준비한 반죽은 밀봉 후 냉장고에서 최소 3시간에서 최대 24시간동안 휴지시킨다.   

윗부분이 볼록 튀어나온 마들렌 특유의 모양을 완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다. 반죽이 차가워질수록 반죽의 점도가 올라가게 되고, 뜨겁게 예열된 오븐 속에서 반죽 내부의 증기가 상승하게 되면서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다는 원리.   

 

7. 오븐을 225도로 미리 예열해둔다.

더 낮은 온도에서 구워도 망치지는 않지만 대신 마들렌 특유의 모양은 절대 안 나오니 참고 ! 

 

8. 철제 마들렌 몰드에 조가미 모양에 맞춰 꼼꼼히 버터를 발라둔다. 

몰드에 바를 버터는 크림같은 제형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물같이 녹은 버터는 애써 다 발라놓아도 흘러내려서 몰드 가운데로 모여버리게 된다. 버터 작업이 끝나면 몰드를 잠시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도 좋다. 

 

9. 짤 주머니를 이용해 각 몰드에 마들렌 반죽을 3/4 만 채운다는 느낌으로 넣어준다. 

 

10. 예열해둔 오븐에 넣고 225도로 굽는다.

고른 열 전달력을 위해 몰드는 오븐 트레이 말고 그릴 위에 올려서 사용할 것.   

 

11. 6,7분 후, 마들렌들이 봉긋하게 부풀어오르기 시작하면 바로 오븐을 끈다. 그 상태에서 오븐 속에 남아있는 온기로 반죽이 다 부풀어 오를 때까지 대기, 더 이상 부풀지 않으면 온도를 200도로 낮추고 다시 오븐은 켜서 2-3분간 더 구워주면 완성 ! 

높은 온도에서 짧게 굽고, 오븐을 끈 상태에서 모양이 잡히기를 기다렸다가, 낮은 온도에서 한번 더 가열해주는 것이 핵심.    

 

12. 오븐에서 나온 뜨거운 마들렌을 조심 조심 몰드에서 빼낸 후, 45분 혹은 1시간 정도 상온에서 한 김 식힌 후 쿠키 상자에 보관한다. 

식혀두는 시간없이 바로 밀봉해버리면 마들렌 속의 촉촉함이 날아가니, 이 과정은 꼭 지키도록 하자. 따뜻하게 먹는 케이크는 아니지만 오븐에서 갓 나온 마들렌도 물론, 아주 아주 아주 맛있다.      

 

마들렌 맛을 좌우하는 프랑스 버터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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