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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버터, 치즈

만체고 치즈 먹는 법, 맛, 보관법, 영양 성분

by stanojeka 2020. 12. 17.

스페인 음식의 슈퍼스타 하몽의 뒤를 잇는 스페인 치즈의 자존심이자 돈키호테가 사랑한 치즈 만체고,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   

만체고 치즈 

만체고(Manchego) 치즈

돈키호테의 배경이 된 스페인 중남부의 고원지대 카스티야 라 만차(Castilla La Mancha)에서 향과 영양 성분이 풍부한 토종 양젖으로 만든 비가열 압착, 경성(hard) 치즈.

겉면에 빗살무늬가 찍혀 있어서 치즈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아보기 굉장히 쉬운데, 스펠트 밀로 만든 틀에 넣어 숙성시키던 전통 덕분에 생겨난 자국이다. 지금은 이 문양을 새겨 넣은 플라스틱 몰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특유의 시그니쳐를 유지하는 중. 청동기 시대부터 만들어진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지역 인증 라벨 DOP로 보호된다. 

가열한 양젖에 레닛 응고제를 첨가한 후 > 틀에 넣어 모양을 잡고 압착 > 소금을 뿌리고 수분을 빼면서 숙성시키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숙성 기간은 1개월부터 2년 이상.

© Emmanuel Huybrechts from Laval, Canada, CC BY 2.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2.0>, via Wikimedia Commons

만체고 치즈와 돈키호테 

소설 돈키호테의 저자 세르반테스를 모델로 삼거나, 풍차를 로고로 가진 브랜드의 만체고 치즈가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는 이유는 단지 만체고 치즈의 본고장 > 라만차 > 돈키호테로 이어지는 단순한 연상 작용 때문 만은 아니다. 소설 속에 만체고 치즈에 대한 내용이 정말 나온다. 

워낙 '돈키호테의 치즈'로 알려진 덕분에 이 명성에 숟가락 얹기를 시도하는 치즈 생산자들이 있는 것도 물론. 토종 양젖으로 라만차 지방에서 제작되는 치즈에만 주어지는 지역 인증 라벨 DOP을 받지 못한 스페인 치즈 중에서 꿩 대신 닭 행세로 돈키호테 말의 이름을 딴 저렴이 버전 '로시난테(Rocinante) 치즈'가 출시됐다가 법정 다툼까지 일어나기도 했다.  

만체고 치즈 맛 

살짝 매콤한 맛이 돌고 숙성 초반에 가염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일반 치즈보다는 조금 더 짠 편. 하지만 사용된 토종 양젖이 워낙 풍미가 좋고 유지방도 풍부해서 설사 양젖 치즈에 익숙하지 않더라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우유 치즈처럼 부드럽고 고소하다. 

숙성 기간에 따라 프레스코(fresco 1개월 숙성) / 티에르노 (tierno 2개월 )/세미 쿠라도, 쿠라도  (semi curado, curado 3개월부터)/비에호(viejo 10개월)/ 아네호(anejo 1년 이상)로 나뉘며, 숙성이 오래될수록 풍미가 강해지니 만체고 치즈 입문자라면 최대 6개월 정도 숙성된 녀석들부터 맛볼 것을 권한다. 

만체고 치즈 영양 성분 

100 g 당 450 칼로리, 유지방 34 g 

딱딱한 경질 치즈답게 칼로리도 높고 양유 자체의 유지방이 높아서 비슷한 칼로리를 가진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보다 유지방이 더 많다. 하지만 단순히 칼로리가 높다고 배척해야 할 치즈라는 뜻은 아니다. 비타민 A, D, E와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고 단백질도 많아서 스페인에서는 임산부나 노인들에게 적극 권하는 건강식으로 통한다 !       

만체고 치즈 보관법 

냉장고 야채 칸에 넣어두면 한 달까지 보관할 수 있다. 다만 치즈의 산화를 막기 위해 단면을 랩으로 잘 감싸되 빗살 무늬가 찍힌 딱딱한 겉면은 치즈가 '숨을 쉴 수 있도록' 제외하고 포장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할 것 !  

스페인에서는 냉동 보관보다는 냉장칸에서 숙성시키면서 먹기를 선호하지만 오래 보관할 예정이라면 소분 > 유산지 1차 포장 > 호일 2차 포장 > 백에 넣어서 냉장칸에 두면 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해동은 냉장칸에서 12시간 정도 천천히 해야한다. 

© muy yum via Flickr 

만체고 치즈 먹는 법 

사견으로는 만체고 치즈는 조리해서 먹는 것보다 슬라이스 해서 그냥 먹는 게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사진처럼 반으로 잘라 구워낸 바게트를 길게 반으로 가른 마늘로 한번 비벼서 향을 입혀준 다음, 잘게 다진 토마토를 올리고 올리브 오일을 살짝 뿌려낸 카탈로냐풍 토마토 빵에 얇게 조각낸 만체고 치즈를 얹기만 해도 좋다.

스페인 사람들은 만체고 치즈를 올리브 오일에 절이거나 모과 젤리와 함께 먹는 걸 즐기는데 모과 젤리 대신 꿀을 곁들여도 맛있고 무화과나 사과 혹은 견과류와의 조합도 굿.

하몽과 함께 먹는 것은 언제나 옳고, 식빵 위에 만체고 치즈 슬라이스와 매콤한 스페인 소시지 초리조(chorizo)를 올려서 그릴에 구운 따뜻한 샌드위치를 만들면 1분 만에 스페인 느낌 제대로 나는 간단한 식사를 완성할 수 있다. 

레드 와인보다는 화이트 와인이 더 잘 어울리는 편. 스페인산으로는 같은 라만차 지방에서 생산된 템프라니요(Tempranillo) 품종, 프랑스산은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의 대명사 상세르(Sancerre)를 택할 것을 권한다.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 까바(Cava) 역시 훌륭한 옵션이 되어주는 것은 물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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