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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 브랜드

르크루제 주물 무쇠 냄비 : 50년된 냄비도 새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세척법, 관리법

by stanojeka 2020. 12. 30.

주물 무쇠 냄비의 대표주자 르크루제, 최근 제품과 50 살은 족히 먹은 빈티지 제품을 동시에 사용 중인 파리지엔이 알려주는 제대로 된 르크루제 냄비 관리법 ! 

르크루제 (Le Creuset)

1925년부터 주물로 제작한 주방 용품을 만들어온 프랑스 브랜드. 이름은 용광로에서 쇠를 녹여서 쇳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도가니'를 뜻한다. 르크루제만의 에나멜링 테크닉으로 완성한 아이콘 오렌지 컬러는 도가니 속에서 붉게 타오르는 주물을 형상화한 것으로 브랜드 설립 초반부터 지금까지 르크루제를 상징하는 색깔로 통한다. 

공정 과정은 많이 현대화되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에 맞춰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말 그대로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 초기 투자 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우주 최강 내구성을 자랑하고 가스, 인덕션뿐 아니라 오븐 사용까지 가능해서 장기적으로 보면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한다.    

빈티지 르크루제 : '대를 이어 물려주는 주물 냄비', 진짜다 !

시어머님이 물려주신 이 르크루제 냄비는 디자인으로 봐서 60년대 말이나 70년대 제품인 것 같은데 아직도 너무나 멀쩡하다. 정말 정성스럽게 관리하신 건 아니고 가끔 아래 설명할 방법으로 오일을 입혀준 것뿐이라는 데도 이렇게 깨끗한 걸 보면 르크루제 제품의 내구성과 퀄리티는 말 그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

군데군데 생활 기스 자국이 나있고 색깔이 조금 벗겨진 부분이 있는 것만 빼면 50년 넘은 냄비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렇게 튼튼한데 옛스러운 디자인도 너무 예뻐서 매일매일 잘 쓰고 있다. 뚜껑이 없어서 살짝 아쉬운 걸 빼면 우리 집 주방의 최애 아이템.  

기본 원형 냄비 22 cm 리뷰

2019년 산 한참 어린 동생은 뚜껑 손잡이가 플라스틱으로 된 온라인용 버전. 특가로 나온 아이라 캐리비안 블루 컬러로 구입했는데 기왕 사는 거 오렌지색으로 살 껄, 볼 때마다 후회된다. 기왕 구입하시기로 마음 먹었다면 그리 크지도 않은 가격 차이에 흔들리지 말고 정말 마음에 드는 색깔로 고르시길 !  

옛날 제품에 비해 두께가 얇아졌고, 덕분에 조금 더 가볍다. 빈티지 모델은 너무 두꺼워서 스톤웨어 재질인가 찾아봤는데 무쇠에 에나멜을 입힌 같은 제품이 맞긴 맞았다.  

둘이 쓰기에는 20 cm 도 나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열전도율이 좋아서 약불에서 뭉근히 끓이는 요리를 만들 때나 빨리 익혀야 하는 오징어 볶음 같은 요리에서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는 듯. 중불까지만 올려도 일반 팬을 사용할 때보다 확실히 야채 식감이 잘 살아나는 것 같다. 오븐에서는 평소보다 낮은 온도로 익혀도 좋다는데 직접 시도해본 적은 없다. 

빈티지 모델보다는 가벼워도 일반 스텐 제품들에 비하면 꽤 무거운 편. 특히 인덕션을 사용한다면 인덕션 표면에 스크레치를 낼 수 있으니 절대로 밀지 말고 항상 들어서 사용해야 한다.   

요즘 눈독 들이고 있는 모델, 사고싶다 ! 

르크루제 냄비 관리, 세척법, 주의 사항

첫 사용 전 
냄비 내부에 식물성 성분의 기름을 먹여주면 에나멜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조리 중에 음식이 들러붙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뜨거운 물에 잘 헹군 후 > 깨끗한 면보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상태에서 > 향이 강하지 않은 식물성 오일 (올리브 오일보다는 해바라기씨 유나 카눌라유를 추천)을 내부 구석구석에 잘 발라준 후 > 아주 약불에서 김이 살짝 올라올 정도까지 가열하고 > 식혀뒀다가 표면에 남아있는 오일을 키친타월로 잘 닦아준 후 > 다시 오일을 발라주고 가열하는 과정을 3번 정도 반복할 것. 이후 완전히 식었을 때 중성 세제와 수세미의 부드러운 면으로 세척해서 잘 말린 다음 정리. 

시어머니의 빈티지 냄비가 아직도 멀쩡한 비결은 이런 기름칠을 2,3 개월에 한 번씩 해주신 덕분이라니, 큰 맘먹고 구입한 르크루제 냄비, 잘 관리해서 우리도 대대손손 물려줘보자 ! 

일상 사용
원칙적으로는 식기 세척기 사용이 가능하다지만 기왕이면 순한 세제와 부드러운 수세미로 손 설거지하고 면보로 바로 물기를 잘 닦아준 후 정리할 것. 에나멜 코팅이 되지 않은 냄비와 뚜껑 테두리에 가끔 오일을 발라주면 녹이 스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제품을 구입했을 때 함께 들어있는 고무 핀을 냄비와 뚜껑 사이에 끼워두면 좋다 는데 모르고 버렸다 

태워먹은 르크루제 
역시 시어머니가 애용하신 테크닉.

냄비 바닥이 덮일 정도로 물을 소량 넣고 식초 반 컵을 부어서 약불에서 끓인 후 >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불에서 내리고 > 베이킹 소다 2 큰술 투척 ! 식초와 베이킹 소다가 만나면 거품이 미친 듯이 올라온다. 정상적인 반응이니 놀라지 말 것 > 베이킹 소다를 잘 섞어준 후 15분 정도 불려둔 다음 > 부드러운 수세미로 닦으면 까맣게 들러붙은 탄 게 잘 떨어진다.

다만 너무 오래 불려두면 에나멜이 상할 수 있으니 15분을 경과하지는 말 것 ! 

사용 시 주의 사항   
빈 냄비를 처음부터 강한 불에서 가열하면 에나멜을 손상할 위험이 있다. 바닥에 크랙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 ! 불의 강도를 약불부터 천천히 올려주고, 빈 냄비 채로 가열하는 것은 피하자. 

열전도성이 워낙 좋아서 중불까지만 올려도 충분하다. 가스불에 올린다면 냄비 바닥 중심부를 넘어 겉면 아랫부분까지 불이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할 것.  

내부에 기스가 생기지 않게 나무나 실리콘 재질의 스파출라를 사용할 것. 

급격한 온도 변화 역시 에나멜 손상의 이유가 되니 충분히 식힌 다음 싱크대로 옮기는 것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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