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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라따뚜이'를 연상케 하는, 너무 예쁜 모비엘 구리 팬과 냄비, 예쁜만큼 꼭 필요할까?
몇 년 전, 일 때문에 서비스 시간을 피해서 미셀린 스타급 세프의 주방 몇 군데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요리사들이 무슨 요리를 그리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있던지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수많은 구리 팬과 냄비들이 연출하던 그 간지는 아직도 생각난다. 결국 무리해서 모비엘 구리 팬과 냄비를 하나씩 모셨지만 관리도 제대로 못했고 인덕션과 호환되는 라인이 나오기 전의 일이라, 집 주방을 인덕션으로 바꾸게 되면서 결국 시어머님께 드렸다.
야심 찬 도전은 이렇게 허무하게 끝났지만, 고퀄 구리 팬과 냄비의 대명사 모비엘을 알아는 보자.
모비엘 1830 (Mauviel 1830) 브랜드 소개
1830년, 에르네스트 모비엘 (Ernest Mauviel)이 몽셀미셀(Mont Saint Michel) 과 멀지 않은 마을에 설립한 작은 아틀리에에서 출발한 주방 용품 브랜드. 창립자의 후손들이 7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본사가 자리한 빌디유 레 뿌엘 (Villedieu-les-Poêles)은 전통적으로 구리와 철 세공으로 유명한 곳으로, 마을 이름을 직역하면 '신의 영역 - 후라이팬들'이 된다 (Ville (도시)과 Dieu (신)가 합쳐져 '신의 영역'이라는 뜻을 가진, 몰타 기사단을 부르던 이름 Villedieu + Poêle (후라이팬)의 복수형 Les Poêles) 모비엘 때문에 생긴 이름은 아니지만 어떻든 완벽하게 어울리는 조합인 건 분명한 듯.
'이 신의 영역 - 후라이팬들'의 도시 빌디유 레 뿌엘의 모비엘 본사에는 '1830 In situ'라는 쿠킹 아카데미가 있으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공장 견학도 진행한다.
11월 마지막 주말 아니면 12월 첫 주말, 공장에서 이월 상품같은 걸 거의 반가격에 득템할 수 있는 파격 세일을 한다 !
다만 파리에서 꽤 멀고 차를 렌트하지 않으면 교통편도 불편하다. 파리에 온 김에 몽셀미셀도 방문할 예정이라면, 오가는 길에 모비엘도 들리는 루트가 제일 좋겠다. 날짜는 매년 바뀌는데 매번 사이트에 공지가 되는 것 같지는 않으니 아래 번호로 문의하는 게 가장 정확할 듯.
https://www.mauviel.com/en/in-situ1830/
주소 47 Route de Caen, 50800 Villedieu-les-Poêles / 문의번호 + 33 2 33 61 00 31
모비엘 구리팬, 구리 냄비 관리 팁
가스, 오븐, 전기, 할로겐 사용 가능, 인덕션은 2019년 출시된 M'6s 라인만 !
안쪽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처리되지 않은 M’PASSION 제품은 디저트 용이다. 소금이 구리와 직접 닿으면 산화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열전도력이 상당히 우수한 구리로 만들어진 만큼, 불의 최대 강도 2/3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무것도 안 넣은 상태에서 과하게 가열하면 모양이 망가질 수 있으며, M'TRADITION 라인 중에서 장인이 손으로 두들겨서 모양을 낸더더욱 고가의냄비들은 특히 과한 열에 약한 편이니 주의할 것.
개시 전에는 뜨거운 물로 닦은 후 말려서 사용하고 이후로는 일반 수세미와 세제로 세척한 후 면으로 물기를 제거해주면 된다. 당연히 식기 세척기 사용은 불가.
구리에 광택을 주고 싶다면, 아래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
1. 베이킹 소다 + 레몬즙을 약 1:1/2 비율로 섞은 후 깨끗한 천에 묻혀서 부드럽게 비벼준 다음, 뜨거운 물에 헹궈내고 부드러운 면으로 닦아 물기를 제거.
2. 식초 + 소금 + 밀가루를 약 1:1:1 비율로 섞은 용액을 묻힌 깨끗한 천으로 부드럽게 비벼준 후, 미지근한 물로 헹궈내고 부드러운 면으로 물기를 제거.
산화된 구리를 닦아내고 싶다면 콜라를 사용하자 ! 콜라 속에 든 인산염이 산화된 부분을 없애줄 수 있도록 팬이나 냄비를 콜라를 부은 큰 양동이 등에 담갔다가 꺼내서 면보로 닦아내고 물에 행군 후, 면으로 물기를 제거하면 된다.
모비엘 구리 팬, 구리 냄비 장단점
장점 : 모든 요리의 고퀄화 !
예쁘다 ! 반딱 반딱 새 것도 예쁘고, 광택 대신 세월의 흔적을 입어도 예쁘다
특히 스테이크를 구울 때 모비엘 구리 팬의 진가를 만날 수 있다. 열전도율이 워낙 훌륭하다 보니 차가운 스테이크의 단면이 닿아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는데, 덕분에 그 유명한 '마이야르 효과(고기 단면의 수분이 없어지면서 갈색으로 변화하는 현상)'가 빨리 일어나서 어떤 부위라도 맛있는 스테이크로 변신한다.
구리 냄비 역시 바닥에 열이 고르게 분포되어 요리의 식감이 좋아진다.
세상 튼튼하셔서 바닥 관리만 잘하면 천년만년 사용 가능할 것 같다.
단점 : 가성비 블랙홀
비싸다 ㅠ 너무 예뻐서 사고 싶은 거라면 바로 포기하기를 아니면 구리 팬만 먼저 사볼 것을 권한다.
설거지 후 물기도 바로 제거해줘야하고, 광택도 내줘야하고, 어려운 일들은 아니지만 은근히 손이 많이 가서 귀찮다.
설거지 하다 보면 손목이 아플 정도로 일반 팬이나 냄비에 비해 무겁다.그래서 점점 안 쓰게 된다.팬 손잡이가 상당히 긴데 분리형도 아니다 보니 정리할 때 매우 매우 매우 불편하다.
열보존성이 훌륭한 건 좋은데, 그 훌륭함 때문에 피를 보는 경우가 있다. 살짝 덜 익힌 상태로 스테이크 잘 구워놓고 빛의 속도로 딴짓하고 왔더니 베리 베리 베리 웰던이 되어버린 경험이 있다.연장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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