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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초간단 디저트, 베이킹 레시피

프랑스의 새해 음식 갈레트 데 루아 유래, 만드는 법

by stanojeka 2021. 1. 2.

떡국은 없어도 갈레트 데 루아는 있다 ! 도자기로 만든 작은 '페브'가 숨겨진 조각을 서빙받은 사람이 그 자리의 왕이 되는 귀여운 전통과 함께하는 '겉빠속촉' 아몬드 파이 갈레트 데 루아 이야기와 레시피 

 갈레트 데 루아 (Galette des Rois) 

직역하면 '왕들의 파이'라를 뜻. 여기서의 왕은 아기 예수를 찾아온 3인의 동방 박사(프랑스어 rois magis, 영어로 tree kings)를 뜻한다. 버터를 잔뜩 먹은 바삭 바삭한 패스트리 생지 속에 '프랑지판 (frangipane)'이라는 아몬드 가루를 넣은 패스트리 크림이 들어가있다. 우아하게 나이프와 포크를 동원하기보다는 손으로 들고 먹는 게 편할 정도로 겉 부분이 바삭바삭하다 못해 잘 부서진다. 화려한 재료 대신 심플한 고소함만으로 승부하는 기본기 충실한 파이.  

'주님이 나타난 날'을 뜻하는 주현절(主顯節, 프랑스어로 éphiphanie, 1월6일 혹은 1월 1일 이후 첫 일요일)을 기념하는 파이라 기독교적인 색채가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종교와 아무런 상관없이 연초가 되면 떡국 먹듯이 찾는 디저트로 자리 잡았다. '페브'라고 불리는 작은 도자기 장난감이 들어가 있어서 여러 명이 모여서 먹다가 페브를 발견하는 사람은 파이와 함께 들어있는 종이 왕관을 쓰고 그 자리의 왕이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로마 신화 속 농업의 신 사투르누스(Saturnus)에게 바치는 연말의 '사투르누스 축제' 기간에 평민과 지주들이 한 테이블에서 식사하면서 왕 뽑기 놀이를 했던 것에 기원을 두고 있다. 처음에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데다가 저렴한 식재료라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잠두콩(feva bean)을 넣고 파이를 구웠다가 19세기 말부터 사기로 만든 미니어처를 사용했다고. 이 잠두콩의 프랑스 이름이 '페브(fève)'인 덕분에 갈레트 데 루아에 들어간 도자기 장난감도 아예 그렇게 불리게 된 것.    

몇 년 전부터 모아둔 갈레트 데 루아 페브. 어린 왕자의 코끼리부터 눈사람,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저씨, 마트로슈카 러시아 인형까지 다양한 모양의 페브를 찾을 수 있다.  
페브의 주인이 밝히는 놀이를 시작하기도 전, 자르는 도중에 칼이 딱딱한 페브를 먼저 만나는 웃기는 경우도 많다. 오늘은 그래도 절묘하게 페브를 피해서 자르는 데는 성공 !   
오늘의 페브는 뜬금없는 테니스 라켓 

갈레트 데 루아 레피시 

 

베이킹 금손이 못 되는 탓에 솔직히 집에서 만들기에 성공한 적은 아직 없다. 프랑지판 크림까지는 어떻게 흉내는 내봤는데 시판되는 갈레트처럼 패스트리 층이 켜켜이 쌓인 버터맛 나는 파이지는 항상 실패. 푸드 프로세서가 있으면 더 쉬울 것 같기도 하다. 연장 탓

 

초보자용 레시피는 아니지만 그래도 도전하고 싶으신 분들이 있을까 싶어서 프랑스의 가장 큰 요리 사이트 Marmiton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초간단이라지만 그리 쉽지 않은 패스트리 파이지 만들기와 프랑스판 백종원 같은 미셀린 스타 세프 시릭 리냑 (Cyril Lignac)이 알려주는 갈레트 데 루아 레시피를 남긴다. 부디 성공하셔서 오븐에서 갓 나온 홈메이드 갈레트 데 루아를 맛보는 행운을 누려보시길 !   

 

패스트리 파이지 만들기

 

재료 

박력분 450 g / 큐브형으로 자른 차가운 버터 275 g / 얼음물 300 ml / 소금 작은 술 1 

 

1. 볼을 포함한 모든 재료는 차가운 상태에서 사용 ! 고운 채에 내린 밀가루와 소금을 차가운 볼에 넣고 버터를 추가한다. 

2. 스크레퍼나 가위를 동원해 버터를 작게 잘라서 가루류와 섞으면서 고슬고슬한 정도로 만든 상태에서 얼음물을 더해 반죽을 완성한다. 

3. 둥글게 뭉쳐서 랩에 감싼 후 30분간 냉장고에서 1차 휴지 시킨다. 

4. 작업대에 소량의 밀가루를 미리 뿌려두고 약 15 x 45 cm 크기의 직사각형이 되도록 밀대로 민 후, 3절 접기해서 다시 냉장고에서 휴지시킨다. 

5. 약 20분 후, 4번 과정을 총 4번 -_-;; 반복 

6. 패스트리 파이지 완성 ! 

 

갈레트 데 루아 만들기 

 

재료 

패스트리 크림 : 계란 2개 / 설탕 50 g / 박력분 30 g / 우유 250 ml / 바닐라 익스트렉 약간  

 

아몬드 크림 : 계란 노른자 3개 / 아몬드 가루 125 g / 설탕 100 g / 미리 실온 보관해둔 부드러운 제형의 무염 버터  125 g 

 

패스트리 파이지, 계란 2개 

 

패스트리 크림 만들기 

1. 중간 사이즈 냄비에 계란 2개와 설탕 50 g, 고운 채에 내린 박력분 30 g과 따뜻하게 데운 우유 250 ml을 넣는다.

2. 중불에 올린 후 김이 나기 시작하면 쉴 새 없이 저어준다.

3. 끓기 시작한 후에도 약 3분 정도 계속 저어주면서 너무 묽지도 뻑뻑하지도 않은 제형이 되면 완성 ! 바닐라 익스트렉을 넣고 최소 1시간 차갑게 식혀둔다. 

 

아몬드 크림 만들기 

1. 설탕 100 g과 버터 125 g 넣고 크림처럼 서로 잘 섞일 때까지 수동 거품기로 열심히 저어준다. 

2. 계란을 하나씩 넣고 잘 섞은 다음 아몬드 가루 125 g 을 추가해 크림 같은 제형이 될 때까지 저어주면 완성. 

 

프랑지판 크림 만들기 

수동 거품기를 동원해 아몬드 크림과 패스트리 크림을 잘 섞어준다.  

 

갈레트 데 루아 만들기 

1. 미리 준비해둔 패스트리 파이지를 0,3 - 0,5 cm 정도 두께로 두툼하게 민 후 지름 20 cm 정도 크기의 무스링으로 찍어 2개 준비한다. 

2. 바닥이 될 파이지 가장자리에 약 2 cm 정도 넓이로 계란 노른자를 미리 발라둔다. 

3.프랑지판 크림을 짤 주머니에 넣고 가운데부터 동그란 원을 그려가면서 두툼하게 짜준다. 두번째 파이지로 위를 덮어줘야하니 원을 다 채우지 말고 테두리에는 최소 3 cm 의 여분을 둘 것. 

4. 프랑지판 크림 아무 데나 도자기 페브를 넣고 두 번째 패스트리지로 덮은 후 아랫부분과 잘 이어준다. 

5. 붓을 이용해 겉면에 노른자를 발라주고 꼬치나 칼로 마름모 혹은 꽃 모양을 그려준다. 익는 과정에서 내부의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꼬치를 이용해 두세 군데 구멍을 내주는 것도 잊지 말 것. 

6. 200도로 예열해둔 오븐에서 10분 먼저 구운 후 온도를 180도로 낮추고 30분간 더 구워주면 완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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