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고급진 티 룸에서 만나는 그 맛 그대로를 재현해 줄 스콘 레시피를 드디어 영국 친구에게서 전수받았다. 본인 할머니가 평생 활용하셨다는 스콘 만들기 비법, 생각보다 너무 쉬운데 결과는 또 너무 너무 제대로다 !
스콘(scone)에 관한 소소한 이야기들
영국의 전통적인 티 타임에 절대 빠질 수 없는 스콘. 하지만 의외로 본적은 스코틀랜드에 두고 있으며 이름의 어원은 중세 시대 네델란드 방언으로 '맛있는 빵'을 뜻하는 '스콘브로드 (schoonbrood)'에 있다. 처음에는 보리나 오트밀로 만든 반죽을 작은 디저트 그릇만한 크기로 구워낸 평평한 케이크였다가 베이킹파우더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
스코틀랜드에는 '그리들(griddle)'이라는 팬에 굽거나 튀기는 '그리들 스콘(griddle scone)'이 있고 아침 식사 때는 으깬 감자에 밀가루를 넣은 반죽을 오븐에서 구운 맛있는 감자전 같은 '타티 스콘(tattie scone)'이 서빙된다. 미국식 스콘은 영국 버전에 비해 크기도 크고 더 달다.
영국식 스콘 반죽에 계란을 넣느냐 마느냐에 대해서는 영국인들이 스콘을 만들어 먹기 시작한 시점부터 국론이 분열되고 있는 형국. 런던에서 나고 자랐다는 친구의 할머니는 계란을 넣지 않는 파에 속해 계신다. 계란을 넣고 안 넣고의 선택은 '개취'의 영역이지만, 사견으로는 계란을 넣으면 조금 더 부드러운 식감이 완성되는 대신, 스콘보다는 쿠키에 가까운 맛이 나는 듯.
영국식 스콘 만들기
밀가루, 버터, 설탕같은 아주 기본적인 재료만 있으면 된다. 거품기도, 밀대로 필요 없고 반죽을 오래 치댈 필요도 없다 !
재료
스콘 8 개 분량
박력분 250 g
포슬 포슬한 질감이 중요하니 고운 채에 내리지 않아도 된다 !
설탕 25 g
잼과 버터를 발라먹는 제대로 영국식이라 자체는 별로 달지 않다. 혹시 달달한 버전이 좋다면 50 g까지 설탕 양을 늘려줄 것.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차가운 버터 70 g
짭쪼름한 맛이 살짝 나줘야 옳다 ! 레시피 주인 런던 할머니는 무염 버터에 소금을 평평한 작은 술로 하나 정도 넣어주시는 방법을 쓰신다. 가염 버터를 썼다 해도 소금 한 꼬집을 더해주면 더 맛있다.
우유 약 150 ml
베이킹 파우더 10 g + 베이킹 소다 한 꼬집
런던 할머니는 베이킹 소다를 꼭 넣어 주신다는데 없으면 패스해도 크게 지장은 없다.
계란 노른자 1 개
만들기
1. 큰 볼에 가루류를 먼저 넣고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딱딱한 버터를 큐브처럼 대충 잘라서 투척해준다.
2. 가루류와 버터 덩어리를 손바닥으로 비벼서 모래 같은 질감으로 섞일 수 있도록 섞어준다.
3. 너무 크게 덩어리로 모인 녀석들은 손가락을 동원해 비벼준다.
4. 사진처럼 버터와 가루류가 군데 군데 작은 덩어리로 섞여있으면 굿 !
5. 우유를 아주 조금씩만 천천히 부어주면서
6. 가루류와 버터가 잘 섞일 수 있도록 포크를 동원해 가볍게 저어준다. 이 과정에서는 손 말고 포크를 이용하면 들러붙지 않고 훨씬 편하다.
7. 살짝 질다 싶을 정도의 큰 덩어리로 모여지면 손으로 다시 한번 뭉쳐주는 걸로 반죽은 준비 완료. 치덕 치덕 반죽이 아니고 '뭉쳐 주는' 정도의 느낌 !
8. 덧밀가루를 미리 뿌려둔 작업대로 이동, 200도에 맞춰 오븐을 예열해둔다.
9. 밀대로 밀지 말고 손가락으로 대충 대충 눌러가면서 2, 3 cm 높이의 두툼한 직사각형이 될 수 있도록 모양을 만든다. 투박하면 할수록 예쁘다. 윗 면을 너무 반딱 반딱하게 만들거나 지나치게 각을 잡으려고 노력하지 말 것 !
10. 칼로 8등분, 원한다면 유리컵으로 둥근 모양을 찍어도 된다.
11. 유산지를 깐 오븐에 널찍 널찍하게 놓고
12. 계란 노른자를 윗 면에 발라준 후, 15분 동안 구워내면 완성 !
한 김 식혀서 잼과 버터를 발라 먹으면 런던의 우아한 빅토리아 풍 건물에 자리한 전통적인 티 룸이고 뭐고 다 필요 없을 만큼의 진짜 꿀 맛을 볼 수 있다. 오븐 작동법만 안다면 누구든 쉽게 만들 수 있는 런던 할머니의 레시피와 함께 집에서 제대로 런던 감성 가득한 티타임을 즐겨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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