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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초간단 레시피

파마산 치즈 가루 활용법 : 설탕 대신 치즈를 먹은 초간단 비스켓 만들기, 그라나 파다노 가루도 사용 가능

by stanojeka 2021. 1. 10.

짭조름한 파마산 치즈 가지고 비스켓 만들어 먹자 ! 너무 너무 쉬운데 너무 너무 맛있다 ! 그라나 파다노 치즈 가루로 만들어도 좋다 ! 

시작부터 사담이지만 신랑과 시댁을 제외하면 유럽에서 절친을 넘어 그냥 가족같다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몇 명 안된다. 그 몇 안 되는 소중한 인연들 중에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사람들답게 오지랖도 넓고, 정도 눈물도 말도 많은, 파마산 치즈와 프로슈토의 본고장 파르마에 사는 이탈리아 커플이 있다. 동네도 동네인데 심지어 여자분이 타고난 요리 금손인 덕분에 그 집에 가면 매번 토마토, 소고기, 가지같은 심플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 건가 싶을 만큼 맛있는 이탈리아 집밥을 먹을 수 있다. 어차피 '맞짱'을 떠볼 실력도 안 되는 탓에 좋다고 얻어먹기만 할 때가 훨씬 많지만, 딱 한번, 그녀가 알려 달라고 했던 레시피가 있다. 바로 지금 소개하는 파마산 치즈 가루와 프랑스 버터로 휘리릭 만드는 치즈 비스켓이다. 

 

다른 건 다 맛있는 이탈리아의 유일한 블랙홀, 이탈리아산 버터는 현지에서도 빵에 발라 먹는 용보다는 주로 조리용으로 쓰인다 - 어짜피 치아바타나 포카치아처럼 올리브 오일로 만든 빵들도 많아서 버터가 굳이 필요하지도 않다. 유지방을 건성으로 뭉쳐놓은 것 같은 밍밍한 맛을 가진 이탈리아 버터에 비하면 프랑스 버터는 그냥 천국. 다른 도시도 아니고 이탈리아 내에서도 음식 맛있기로 소문난 파르마에 사는 그들에게 마땅히 프랑스에서 가져다줄 것도 없어서 의외로 이탈리아에서 구하기 힘든 프랑스산 가염 버터를 자주 선물하는데, 그 집 냉장고에 있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쓱쓱 갈고, 챙겨간 프랑스 버터를 뚝뚝 잘라서 뚝딱뚝딱 만든 이 민둥한 비스켓이 이렇게 대박을 칠 줄은 몰랐다.  

 

짭조름한 파마산 치즈에 고소한 프랑스 버터에,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조합이 완성하는 파마산 치즈 비스켓. 프랑스에서는 식전술 '아페리티브(apéritif)'의 안주 격으로 활용하는데 오븐에서 갓 구워져 나온 따끈따끈한 녀석들을 신랑이랑 하나씩 집어 먹다가 아페리티브는 서빙도 하기 전에 비스켓만 끝내버린 적도 많다. 늦은 오후의 간식으로도, 소소하지만 특별한 안주로도 열일할 진짜 쉬운 치즈 비스켓 레시피이니 실패할 걱정 없이 편하게 만들어보시길 ! 파마산 치즈와 아주 비슷하면서도 살짝 더 저렴한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활용해도 좋다.  

 

 

파마산 치즈 비스켓 만들기

재료

지름 6cm 쿠기 약 18개 분량 

만드는 족족 그 자리에서 끝을 보는 버릇 때문에 레시피의 반 분량만 만들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신랑과 바로 흡입.  

 

가염, 무염 상관없이 실온 상태의 버터 80 g, 작은 사이즈의 큐브로 잘라서 준비.   
버터만 맛있으면 도무지 실패할 수 없는 레시피다. 개인적으로는 에쉬레 버터를 추천하지만 굳이 프랑스산 '고메' 버터가 아니더라도 입맞에 잘 맞는 고소한 버터면 된다.  

 

박력분 100 g 

 

파마산 치즈 혹은 그라나 파다노 치즈 가루 100 g  

 

계란 하나 

 

만들기

1. 큰 볼에 박력분, 버터, 치즈 가루를 넣고 

2. 가루류와 함께 버터를 손가락으로 잘 으깨주고, 버터의 큐브 모양이 어느 정도 으깨지면 손바닥을 동원해 가루류와 비비면서 섞어준다. 

3. 사진처럼 군데 군데 버터가 뭉친 포슬포슬한 질감이 나오면 

4. 손으로 살짝 쥐면서 대충 대충 뭉쳐준다. 

5. 계란을 넣고 반죽을 잘 뭉쳐준다. 반죽이 너무 질은 느낌이라면 박력분을 조금 추가할 것.

사진에서는 재료 양을 반으로 줄였는데 계란은 하나를 다 넣은 바람에 생각보다 질어져서 밀가루를 꽤 추가했다.

6. 반죽이 손에 아주 조금, 털어내기 힘들지 않게 들러붙을 정도의 부드러운 수분감이면 굿. 둥글게 뭉쳐서 냉장고에서 약 30분간 휴지 시킨다. 급한 성격 때문에 15분만 휴지시킨 적도 있는데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7. 오븐을 180도에 맞춰 예열해두고, 작업대에 유산지를 한 장 깔아 둔 후 밀대를 이용해 반죽을 0,5 cm 두께로 밀어준다.

8. 쿠키틀이나 유리컵을 활용해 모양을 찍어주고 남은 부분은 다시 뭉쳐서 원하는 모양으로 툭툭 잘라준다. 유산지를 깔아 둔 오븐 트레이에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올리고 180도에서 10 - 15분 간 노릇노릇하게 구워내면 완성 ! 

 

굽는 동안 오븐에서 세어나오는 냄새부터 제대로 맛있다. 한 김 식혔다가 뜨거울 때 맛보는 게 제일 맛있다. 남은 비스켓은 눅눅해지지 않도록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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