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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가공육 (샤큐테리)

소시송(saucisson) 먹는 법, 종류, 칼로리, 보관법 : 알고 먹는 프랑스 건조 소세지

by stanojeka 2021. 1. 10.

이탈리아에는 살라미가 있고 스페인에는 살치촌이 있는데, 미식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프랑스에서 고유의 염장 소세지를 발명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 은근히 중독성 있는 짭조름한 소시송,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 

소시송(saucisson)  

프랑스의 염장 소세지, 라틴어로 '짠 것'을 뜻하는 '살수스(salsus)'에서 나온 이름이다. 이름처럼 짜다 !

조금 더 세분화해서 들여다보자면 '소시송'은 고기가 이미 훈제되거나 조리된 익숙한 비엔나 소세지같은 가열 소세지와 살라미같은 건조 염장 소세지를 모두 포함하는 단어다. 우리가 흔히 소시송이라고 부르는 이 프랑스식 건조 염장 소세지의 정확한 명칭은 '소시송 섹(saucisson sec = dry)' !         

다진 고기를 비계와 함께 섞고 각종 향신료로 양념한 후 동물 창자나 소세지 케이싱에 넣어 숙성, 약 5주간 건조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프렌치들의 조상 갈리아(Gallia)인들은 이미 각종 야채와 돼지고기를 염장하는 비법을 터득하고 있었다지만 이런 형태의 소세지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건 로마 시대 무렵이다. 고호가 사랑했던 남프랑스의 도시이자 로마 제국의 원형 경기장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아를(Arles)의 '소시송 다를(saucisson d'Arles)'이 지금까지 유명한 것은 이곳에 로마인들이 거쳐간 흔적인 셈. 

돼지 물론 멧돼지, 말. 당나귀, 오리 등의 다양한 동물 고기가 동원된다. 다만 살코기만으로 소시송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고 순수 지방이 3:1 비율로 들어가는데 이런 비계는 대부분 돼지에서 얻게 되는 덕분에 돼지가 빠지는 소시송은 찾아보기 힘들다. 크리스마스 마켓 같은 곳에서 '코르시카산 당나귀 소시송 !'이라는 문구와 함께 비싸게 판매되는 소시송의 대부분은 일반 돼지 소시송에 당나귀 고기를 살짝 섞어둔 걸로 고객을 '낚는' 제품인 경우가 많다. 

소시송, 살라미, 살치촌, 초리조... 헷갈린다! 

이름들도 생소한데 모두 '샤큐테리(charcuterie)'라고 불리는 '유럽 생햄'에 들어가는지라 뭐가 뭔지 헷갈리는 건 당연하다. 아주 쉽게는 이렇게만 기억하면 된다. 

염장 건조 소세지 
프랑스산 = 소시송 / 이탈리아 버전 = 살라미 / 스페인 버전 = 살치촌
초리조는 매콤한 파프리카로 맛을 낸 스페인 염장 소세지, 살치촌과 다른 종류로 분류된다.      

살라미, 살치촌, 초리조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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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송 종류 

사용하는 고기, 향신료, 건조하는 방식에 따라 통후추나 허브로 둘러싸인 버전, 고산 지대에서 만드는 소시송 드 몽타뉴(saucisson de Montagne)를 포함한,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며 만들어지는 도시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소시송 다를 (saucisson d'Arles) : 남프랑스의 아를(Arles)에서 생산되는 소시송. 돼지와 소고기를 섞어서 사용하며 고기를 얇게 다져서 만드는게 특징이다. 

소시송 도베르뉴 (saucisson d'Auvergne) : 곰팡이 치즈 '블루 도베르뉴(Bleu d'Auvergne)'가 나오는 프랑스 중부의 산악지대 오베르뉴(Auvergne)에서 만들어지는 돼지고기 소시송. 와인처럼 지정된 구역에서 지정된 방식으로 만들어야 얻을 수 있는 IPG 라벨로 보호된다. 소시송 다를보다 고기의 입자가 큰데 다른 소시송에 비해 지방 함유량도 적고 마늘이 많이 들어간다. 사견으로는 프랑스 소시송들 중에서는 우리 입맛에 제일 잘 맞는 녀석. 

로제트 드 리옹 (rosette de lyon) : 프랑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리옹(Lyon)의 명물. 돼지고기를 비계와 함께 잘게 다진 후 돼지 췌장의 끝부분을 케이싱으로 활용하는 덕분에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독특한 모양을 가진다. 

 

소시송 영양성분, 칼로리

이 많고 많은 종류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돼지고기 소시송을 기준으로 보면 아래와 같다.  

100 g 당 416 칼로리, 단백질 27,6 g, 지방 33,1 g 

당연히 지방 성분이 많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소시송의 경우에는 몸에 좋은 착한 지방으로 알려진 불포화 지방산의 비율이 반은 넘는다. 그래도 '건강 식품'이라고 불리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먹는 것만 피하자 ! 

소시송 보관법 

이미 건조된 제품이라 통으로 팔리는 소시송은 유통 기간이 아예 없거나 상당히 긴 편. 한 여름과 겨울을 제외하면 프랑스 스타일로 부엌 한켠에 걸어둘 수도 있지만, 보기에는 예쁠지 몰라도 새 것도 아니고 이미 먹기 시작한 소시송들을 덜렁 그렇게 두는 게 아주 위생적인 방법은 아니다. 낭만 찾지 말고 잘라진 단면을 랩으로 감싸거나 면보로 둘러서 냉장고 야채칸에 보관하자. 

슬라이스 형이라면 당연히 유통 기간까지 냉장 보관하면 되고, 냉동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식감이 엄청나게 떨어지니 완전 비추 !    

소시송 먹는 법 

겉면에 붙어있는 후추나 허브 같은 향신료는 소시송에 향을 입히기 위한 용이다. 향신료가 붙어있던 없던 케이싱은 벗겨내고 먹자 !

레알 프렌치 스타일로 즐기고 싶다면 얇게 썰어서 첫 번째 사진에 나와있는 작은 오이 피클 '꼬르니숑(cornichon)'이나 귀여운 서양무 래디쉬 같은 아삭아삭한 야채와 함께 맛보기를 권한다.

소시송이 와인 안주로 좋은 건 '국론', 하지만 탄닌감이 강한 레드 와인은 이런 샤큐테리가 입안에 남기는 기름진 기운과의 합이 최악이다. 너무 드라이한 레드 와인보다는 상큼한 과일향의 가벼운 녀석들로 고를 것 ! 

반으로 가른 바게트 위에 버터 지방을 또 !를 바르고 얇게 썬 소시송을 올린 초간단 샌드위치를 만들어도 좋다. 일반 바게트는 물론 통밀빵과 함께 먹어도 맛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건조 소세지를 익히기보다는 생으로 즐기는 편이지만, 베이컨 대신 감자 그라탕이나 오믈렛에 넣어도 좋다. 대신 소시송 특유의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살짝 두툼한 슬라이스로 썰어서 활용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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