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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가공육 (샤큐테리)

프랑스 햄 잠봉(Jambon) 먹는 법, 종류, 칼로리, 영양 성분, 보관법

by stanojeka 2021.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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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하몽, 이탈리아산 프로슈토에 이어 소개된 프랑스 햄 잠봉, 누구냐 너? 

잠봉(Jambon)

프랑스산 햄. 다리를 뜻하는 프랑스어 '장브(Jambe)'에서 나온 이름으로 본토 발음은 '잠'봉이 아니라 '장'봉에 가깝다. 스페인의 '하몽(Jamón)'은 프랑스 단어 잠봉이 스페인에서 변형된 것. 이렇게 돼지고기를 염장시켜서 오래 보관해두고 먹는 방식은 고대 로마 제국에서부터 이어진 오랜 습관인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흔한 먹거리가 아니라 특별한 행사 혹은 황제의 테이블에만 오르던 상당히 귀하신 분이었다. 

프랑스의 가장 대표적인 잠봉을 생산하는 지방 바이욘(Bayonne)이나 아르데슈(Ardèche, 맛있는 밤 크림 크렘 드 마롱도 생산되는 그 곳 !)는 로마 시대의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이게 로마인들이 돼지고기 염장 기법을 프렌치들에게 전수해줬음을 반증하는 것인지 원래 맛있는 잠봉이 생산되던 곳이라 로마인들에게 간택당한 것인지에 대한 역사 학자들의 답 없는 논쟁은 계속된다. 누가 먼저 들여간 건지에 대한 해답은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졌지만 그나마 확실한 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에 이런 생햄 문화가 깊숙히 자리하게 된 배경에는 돼지에게 최적의 환경을 선사하는 지중해 날씨가 있다는 것. 
    
프렌치들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소리일지 몰라도 전세계적인 인지도로 보면 프로슈토와 하몽에 비해 프랑스산 잠봉이 살짝 밀리는 것도 사실이다. 프랑스에서 마저도 프로슈토나 하몽이 살짝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퀄리티와 다양성을 놓고 보면 잠봉도 결코 '후달리지' 않는다 !  

프로슈토와 하몽에 대한 정보는 여기서 ! 

https://fastuces.tistory.com/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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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봉 크뤼 VS 잠봉 큐이 

잠봉 종류

크게 생 햄 / 익힌 햄으로 구분된다. 보통 생 햄이 익힌 버전에 비해 퀄리티가 좋은 편이라, 이미지도 더 고급지고 덕분에 가격도 살짝 더 비싸다.   

잠봉 크뤼 (Jambon cru, 생 햄)
프로슈토나 하몽처럼 조리 과정없이 돼지고기를 염장한 후 건조, 숙성시킨 생 햄. 숙성 기간이 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진다. 프랑스 남서부, 스페인 국경에서 가까운 도시 바이욘 (Bayonne)에서 지역 보호 명칭 IPG 라벨로 보호되며 생산되는 '잠봉 드 바이욘(Jambon de Bayonne)'이 프랑스 생 햄의 대표주자. 잠봉 크뤼를 조금 더 세분화해서 5개월 이상 건조되었다면 '잠봉 쎅(Jambon sec = dry)'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일상적으로는 잠봉 크뤼나 잠봉 쎅이 똑같은 의미로 혼용된다. 

잠봉 퀴이 (Jambon cuit, 익힌 햄)
생햄을 향신료를 넣은 육수에 끓여낸 버전. 생햄보다 하얀 색깔 때문에 흔히 '잠봉 블랑(Jambon blanc 하얀 햄)'이라고도 불리며 잠봉 뵈르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그 햄이다. 파리에서 자주 먹는 '잠봉 드 파리(Jambon de Paris)'부터 저온에서 오래 가열한 것, 뼈와 함께 익혀낸 잠봉 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다. 

잠봉 칼로리, 영양 성분

100 g 기준 
생햄, 잠봉 크뤼 : 232 칼로리, 지방 약 16 g 단백질 21 g
익힌 햄 잠봉 퀴이 : 134 칼로리, 지방 약 6 g, 단백질 18 g  

조리 과정에서 지방 성분이 많이 빠져나간 덕분에 익힌 햄의 칼로리가 훨씬 착하다. 유럽산 육가공류를 통칭하는 샤큐테리 계열에서 가장 낮은 칼로리를 자랑하는 덕분에 전형적인 저탄고지 음식으로 각광받으며 프랑스인들의 다이어트 식단에서 열일하는 중. 대신 생햄이든 익힌 햄이든 염분은 굉장히 많은 편이니 너무 많이 먹지는 말자 !   

잠봉 보관법

생햄이든 익힌 햄이든, 슬라이스 식으로 개별 표장된 잠봉의 냉장 보관은 필수 ! 개봉 후에는 겉면이 마르지 않도록 밀폐 용기에 넣거나 랩으로 잘 감아두고 2,3일 안에 다 먹는 게 좋다.

냉동 보관도 물론 가능하다. 개봉하지 않은 녀석들은 그대로 냉동실로 보내고 오픈한 상태라면 슬라이스 사이 사이에 유산지를 끼운 다음 냉동 백에 넣어두면 쓰기 편하다. 조리용은 해동 없이 바로 사용하고 그냥 먹으려면 냉장칸에서 12시간에 걸쳐 천천히 해동할 것 ! 사견으로는 해동 후에는 식감이 살짝 떨어져서 조리용에 더 적합한 듯 하다.   

잠봉 먹는 법 

우리가 일반 햄을 쓰는 것과 같이 다양한 조리 요리에 활용되지만 샤큐테리 플레이트에서는 익힌 버전보다는 아무래도 고급진 생햄이 더 자주 올라간다. 

익힌 버전으로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활용법은 프랑스 샌드위치 중에서 가장 민둥한 잠봉 뵈르 샌드위치나 크로크 무슈 만들기. 잠봉 뵈르를 생햄으로 만들면 '잠봉 크뤼' 샌드위치가 되고, 크로크 뮤슈에도 생햄을 쓴 업그레이드 버전도 있다. 잠봉 뵈르와 크로크 무슈 레피시는 아래에서 확인 ! 

아무 샐러드나 샌드위치에나 마구 들어가도 그냥 맛있지만, 데친 아스파라거스를 살짝 구워낸 프랑스 생 햄에 말기만 해도 완전 그럴듯한 안주로 태어나고, 베이컨 자리에 바삭바삭하게 구워낸 생 햄을 넣어도 좋다. 프랑스 사람들은 잠봉을 스틱처럼 잘라 양파, 버섯과 함께 볶은 다음 생크림을 넣고 후추를 잔뜩 뿌려낸 파스타를 '까르보나라'라고 부르는 바람에 이탈리아인들을 경악하게 만는다. 까르보나라와는 일도 상관없는 맛이지만 크림 베이스 파스타로는 아주 훌륭.  

'꽃상추'라고 불리는 엔다이브(endive)를 살짝 데친 다음 잠봉에 말고 베샤멜 소스를 뿌려서 오븐에 구워낸 '앙디브 오 잠봉(endive au jambon, 잠봉 엔다이브)' 역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별미. 조만간 레시피 소개 카테고리에 올려볼 생각이다. 

함께 할 와인으로는 익힌 잠봉은 보졸레 누보같은 가벼운 레드 와인, 생햄은 과일향이 강한 알자스산 피노 누와(pinot noir) 레드 와인을 고려해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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