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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먹거리 etc

큐민(커민, 쿠민) 가루 VS 큐민 씨드 활용법, 효능 + 많이 아쉬운 대체재 옵션

by stanojeka 2021. 1. 13.

톡 쏘는 강한 향이 이국적인 존재감을 팍팍 발산하는 향신료 큐민의 정체, 그것이 알고 싶다 !

 © Franz Eugen Köhler, Köhler's Medizinal-Pflanzen,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큐민(Cumin) 

우리에게 익숙한 파슬리와 같은 종에 속한 미나리과 식물, 그리스어 '큐미넘(cuminum)'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아프리카에서 이집트를 통해 지중해로 유입되는 나일강 부근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향신료가 아닌 약재로 먼저 활용되었고, 빚을 갚는데 돈 대신 큐민이 쓰였다는 기록도 있다. 워낙 진귀한 향신료였던 덕분에 얽힌 미신도 많았는데, 중세 시대에는 큐민 씨드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 부적처럼 나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고, 이탈리아 피에몬테(Piemonte) 지방에서는 정조를 지킨다는 의미에서 큐민을 넣은 와인과 빵을 먹었다고.  

역시 미나리과에 속한 야채 펜넬(Fennel, 회향)과 감초 맛을 가진 뱅쇼에 들어가는 향신료 아니스(Anise)를 섞은 다음, 톡 쏘는 향을 더한 것 같은 묘한 향이 상당히 강하게 난다. 향신료 자체로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팔자를 타고났지만, 큐민이 빠질 수 없는 케밥, 카레 말고 커리, 양꼬치 집에 가면 주는 쯔란(큐민 + 고춧가루 +깨 + 후추 + 소금)이나 케이준 시즈닝 등과 함께 이제는 그 톡특한 맛이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해지고 있는 중. 네덜란드의 고다 치즈도 큐민 씨드가 들어간 버전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큐민 향 불호 파도 반대쪽으로 바로 기울 수 있게 할 만큼 맛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건 갈색을 띤 큐민, 하지만 니겔라 사티바(Nigella sativa)라는 꽃의 검은 씨앗 역시 블랙 큐민이라고 불리며 향신료 겸 약재로 사용된다.  

큐민 효능

큐민 속에 소화 기능을 돕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잘 알려져 있던 정설. 프랑스에는 렌틸콩 같은 콩과 식물을 소화하기 힘들다면 큐민 시드 작은 술 하나를 같이 넣고 익히면 좋다는 식의 민간요법이 존재한다. 이외에도 말 그대로 '기적의 향신료'라고 불려도 좋을 법한 아래 같은 다양한 효능을 품고 있다.   

풍부한 비타민 C, A와 함께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방지 효과 / 항염 작용 / 식물성 여성 호르몬 피토에스트로겐 다량 함유 / 큐민 작은 술 하나로 철분 하루 적정 섭취량의 17% 커버 / 혈중 지방,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     

한국에 잘 알려진 것처럼 큐민의 체중 감량을 돕는 효과는 유럽에서도 유명하다. 200 ml의 물에 큐민 가루 작은 술과 생강가루, 계피 가루 각 작은 술 반 그리고 레몬 슬라이스 하나를 넣고 10분간 약불에서 우려낸 차를 마시면 체지방 감량 효과가 있다는데 맛이 많이 이상할 것 같아서 직접 시도해본 적은 없다.

큐민 가루 VS 큐민 씨드 

조리용이든 차를 만들 생각이든, 큐민 가루가 쓰기 편한 건 맞지만 대신 씨드에 비하면 향이 상당히 금방 빠져나간다. 개인적으로는 큐민 씨드로 사서 직접 빻아 쓰거나 통째로 사용하는 게 나은 듯.

혹시 가루 타입으로 구입할 예정이라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사지 말고 소량씩 들여놓을 것을 권한다. 싸다고 한번에 큐민 가루 많이 사놓고 쟁여본 경험에서 나오는 진심어린 조언이다.    

큐민 활용법

양꼬치 친구 쯔란에서 볼 수 있듯이 양고기와 환상적인 합을 이룬다. 다른 고기를 재울 때 혹은 바베큐 시즈닝으로 활용하면 잡내를 없앨 수 있고, 큐민 + 고춧가루 +깨 + 후추 + 소금을 1:2:1:1:1 비율로 섞어 쯔란을 만들어서 닭가슴살에 그냥 찍어 먹어도 굉장히 맛있다. 구아카몰이나 타코를 만들 때 약간 넣어도 아주 굿. 

백 주부님도 이 방법을 활용하셨다지만 카레에 넣으면 카레가 제대로 인도식 커리가 된다. 호박이나 당근과 함께 먹어도 좋은데, 프렌치 풍으로 푹 삶은 당근에 약간의 생크림과 버터, 큐민 씨드나 가루를 넣고 믹서에 갈아서 독특한 당근 퓨레를 만들어보는 것도 강추한다.   

프랑스 세프들이 추천하는 큐민 대체재 ?

프랑스 세프들은 내놓은 솔루션은 인도 향신료 가람 마살라 가루. 이미 큐민이 들어가 있는 가람 마살라 가루가 대체재로서 가장 근접한 맛을 낼 수 있는 건 맞지만, 큐민도 없는데 가람 마살라 가루가 있을 리가 없다. 즉 전혀 도움 안 되는 소리.

파프리카 가루와 후추 1:1 조합 혹은 커리 가루+ 파프리카 가루 1:1 비율로 섞어서 활용할 수 있지만 많이 아쉽다. 큐민 특유의 독특한 맛은 기대하지 말고, 위기를 넘기는 용으로만 사용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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