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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초간단 레시피

반미 샌드위치 만들기 : 반미 뜻 + 집에서 쉽게 만드는 베트남 샌드위치 레시피

by stanojeka 2021. 1. 17.

베트남을 점령했던 프랑스인들이 들여간 바게트 빵의 영향으로 태어난 베트남 최고의 스트리트 푸드 반미 샌드위치, 굳이 반미 맛집 찾아 헤매지 말고 집에서 맛있게 만들어 먹자 ! 

반미(bánh mì) 뜻, 역사

반 = 과자, 빵 / 미 = 밀. 프랑스어로 '식빵'을 뜻하는 '빵 드 미(Pain de mie)'가 현지화된 표현이라는 해석도 있다.

1887년부터 1954년은 베트남이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야했던 암울한 시대. 베트남 북부에서는 '반 타이(bánh tây 서양식 빵)', 남부에서는 '반 미'라고 불리던 프랑스 바게트는 밀가루가 수입품이던 당시에는 일반인들은 쉽게 먹지 못하던 값비싼 음식이었다. 베트남 사람들도 바게트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쌀가루를 섞어 만든 베트남식 바게트가 생겨나면서부터. 단순한 저렴이 버전이 아니라 베트남의 습한 날씨의 역습에 쉽게 흐물흐물해지던 프랑스 바게트보다 더 몰랑 몰랑하니 맛있어서 인기도 훨씬 좋았다고 한다. 프랑스의 '잠봉 뵈르'처럼 햄과 버터, 마요네즈를 섞거나 닭간으로 만든 '파테 오 푸아(paté au foie)'를 넣은 프렌치 스타일 샌드위치가 등장한 것도 그 즈음.  

이후 1954년, 베트남 분단과 함께 남부로 이주해온 북베트남 사람들이 거리에서 돼지 고기나 베트남식 소세지를 반 미 속에 넣은 현지화된 샌드위치를 팔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베트남식 바게트가 아닌 아예 '베트남 샌드위치'를 뜻하는 명사로 통하게 된 반미의 역사도 이 때 생겨난 것이라고.         

파리가 반미 맛집의 도시라고 ? 

뜬금없이 들리지만 맞는 말이다. 파리에 베트남 레스토랑이 웬만한 동네에 적어도 두세 개씩은 있을 정도로 워낙 많은 베트남인들이 정착해 사는 곳이다 보니, 반미 집도 넘쳐나고 그 중에는 진짜 맛집들도 많다.

쌀국수를 포함해 베트남 음식이 가장 맛있는 나라는 베트남이 아닌 프랑스라는 농담 같은 웃픈 정설이 있는데, 베트남 요리 금손들이 프랑스에서 나는 훌륭한 퀄리티의 식재료를 가지고 만든 프랑스산 베트남 요리가 맛있는 건 어찌 보면 굉장히 당연한 일이다.  

반미 샌드위치 만들기 

베트남 출신 프렌치가 이렇게 많은 나라다 보니 제대로 된 반미 샌드위치 레시피도 어렵지 않게 입수할 수 있다. 원래 버전은 레몬그라스와 베트남식 소세지 '차 루아(Cha Lua)'를 넣어야 하지만 그냥 집에 있는 흔한 재료로만 만들어도 충분히 맛있다. 고기와 당근 피클을 전날 미리 재워둬야 하는 것만 빼면 전혀 어렵지 않은 돼지고기 베이스 레시피이니 부담 없이 도전해보시길 !   

 

재료 

4인분 기준 

 

돼지고기 마리네이트 (전날 준비)

돼지 안심 350 g 
기왕이면 너무 뚱뚱하지 않은 얄상한 녀석으로 ! 

 

마늘 2알, 중간 사이즈 양파 반 개  

 

설탕, 현미 혹은 양조 식초, 피시 소스 각 세 큰 술  

 

통후추 작은 술 하나, 고춧가루 작은 술 반 

 

올리브 오일, 참기름, 간장 각 한 큰 술 반 

1. 모든 양념은 작은 볼에 투척 !  

2. 아주 얇게 썬 양파와 다진 마늘을 넣고 설탕이 잘 녹을 때까지 잘 섞은 후 

3. 냉동 지퍼 백에 돼지 안심과 함께 넣고 잘 닫은 다음, 양념이 골고루 배어들 수 있도록 조물 조물 문질러 주고  

4. 김밥처럼 둘둘 말아서 냉장고로 직행시킨 후 최소 12시간이나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당근 피클 (전날 준비)

후덕한 당근 한 개 

 

양조 식초, 설탕, 뜨거운 물  1:1:1 비율, 약 150 ml 

1. 껍질을 벗긴 당근은 감자칼이나 필러로 얇고 길게 잘라서 준비. 귀찮지 않다면 채 썰어서 준비해도 좋다. 

2. 미리 멸균해둔 유리병에 식초, 설탕, 뜨거운 끓는 아님 물을 넣고 설탕이 잘 녹을 때까지 저어준 다음, 당근을 투척한 다음 뚜껑을 닫아 냉장고로 직행 ! 돼지고기처럼 최소 12시간부터 하루 동안 익혀둔다. 

 

 

마무리 과정

바게트 1-2 개 (1인분 당 1/4 분량이면 충분히 배부르지만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우리 집 남편 같은 분들은 1/2개는 너끈히 드시니 감안해서 계산할 것)

 

 오이 반 개 

 

전날 준비해둔 당근 피클 

 

마요네즈, 1 인분 당 넉넉한 작은 술 2개 반 분량으로 계산   

 

스리라차 소스, 1인분 당 작은 술 반 분량으로  
없다면 고추장을 대신 넣어도 나름 맛있다. 매콤한 맛을 원한다면 양을 왕창 늘려도 굿.  

 

오이 반 개 

 

샬롯 양파 혹은 양파 소량  

 

고수 약간 
호불호가 강한 만큼 호라면 많이 넣고 불호라면 바로 패스 ! 

1. 재워둔 고기는 210도로 맞춘 오븐 혹은 에어 프라이에서 약 40분간 바싹 굽는다. 고기 두께와 오븐 사양에 따라 시간을 조절할 것 ! 굽는 중간중간에 양념을 고기 위에 끼얹어주면 맛이 훨씬 잘 밴다. 잘 익으면 한 김 식을 때까지 대기.  

2. 4 등분한 바게트의 배를 가른 후, 입맛에 맞춰 스리라차 소스를 섞은 마요네즈를 양면에 충분히 바르고 

3, 베이킹 소다로 깨끗이 닦은 오이를 껍질 채로 두툼하게 링썰기해서 올리고, 그 위로 역시 두툼하게 썬 고기 조각을 주르륵 쌓아주고 

4. 그 위로 당근 피클을 충분히 올린 후 샬롯 양파나 일반 양파를 얇게 저며서 중간중간 끼워주고, 고수 러버라면 고수도 살짝 넣어주면 완성 ! 

양념이 잘 배인 부드러운 돼지고기와 달달하고 새콤한 당근 피클, 스리라차 소스를 먹은 마요네즈의 환상적인 콜라보를 만끽해보자. 고기와 당근 피클만 전날 준비해두면 뚝딱 만들기도 너무 쉬운데 맛만큼 비주얼도 예쁜 건 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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