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나 이마트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존맛탱' 프랑스 버터들, 알고 먹자 !
유네스코 세계 무형 유산에까지 등재된 프랑스 음식이 그렇게까지 맛있는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른 유럽 나라를 가게 되면 항상 아쉬워지는 프랑스 버터, 아침 식사로 퍽퍽한 빵에 밍밍한 버터를 발라 먹다 보면 프랑스 사람들의 안 그래도 높은 콧대를 더욱 높여주는 프랑스 음식 문화가 그래도 대단하긴 한 건가 싶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고소한 프랑스 버터들, 라꽁비에뜨, 에쉬네, 이즈니, 프레지덩을 차례로 알아보기 전에 프랑스 버터에 관한 간단한 상식부터 !
AOP 혹은 Appellation d'Origine Protégee
와인의 원산지 라벨 'AOC'의 유제품 버젼. 포장에 AOP 혹은 Appellation d'Origine Protégée라는 문구가 적혀있다면, 우리나라 영광 굴비처럼 버터로 유명한 특정 지역에서 만들어진 '정품'임을 보증받았다는 뜻이다.
Doux 무염 버터 / Demi Sel 가염 버터
대부분의 프랑스 브랜드에서 무염은 빨간색, 가염은 초록색으로 표기한다.
브르타뉴 지방에서는 무염 버터는 버터 취급을 안 할 정도로 가염 버터를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전통이 생겨난 이유가 재미있다. 14세기 무렵, 소금에 특별세가 붙기 시작하면서 소금값이 비싸진 바람에 가염 버터 가격도 같이 올랐는데, 이 '소금 특별세'가 적용되지 않은 유일한 지방이 브르타뉴였다고. 남들은 잘 못 먹을 때 계속 가염 버터를 즐겨먹던 이들이라 아예 '브르타뉴 출신 =
가염 버터만 먹는 사람'이라는 공식까지 생겨났다.
보관법
다른 유제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쉽게 상하는 편이라 직사광선을 피한 상태로 며칠 간 상온 보관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웬만하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좋다. 밀봉하지 않고 포장만 대충 접어서 냉장고에 두면 그 맛있는 고소함 대신 '냉장고맛 지방'을 먹는 서글픈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랩을 이용하든 락앤락을 활용하든 꼭 밀봉해서 보관하자.
라꽁비에뜨 버터
한국에서는 '버터계의 에르메스 응? ' 라는 수식어와 함께 소개되곤 하는, 풍부한 생크림 맛이 부드러운 샤랑트 프와투 (Charentes-Poitou) 지방의 원산지 라벨 AOP를 달고 생산되는 버터.
'버터계의 에르메스'라는 표현이 많이 와닿는 건 솔직히 아니다만, 미셀린 스타급까지는 아니어도 고가 레스토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맞다. 라꽁비에뜨 버터는 프랑스에서 주로 업체에 납품되는 탓에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는 않지만, 그만큼 전문가들에게서 퀄리티를 검증받은 버터라는 뜻이기도 하다.
스틱 사탕처럼 하나씩 포션 포장되서 꺼내 먹기도 편하고 보관하기도 쉽지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이 사탕들도 밀폐된 용기에 넣어 보관하는 걸 추천한다. 복잡한 요리에 사용하기보다는 고소한 버터 본연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빵에 발라 먹는 게 좋고 프렌치 스타일은 아니지만 따뜻한 밥에 비벼서 간장 살짝 넣어 먹어도 아주, 아주 맛있다.
에쉬레 버터
1894년에 설립된 전통적인 버터 브랜드. 에쉬레 버터 역시 샤랑트 프와투 (Charentes-Poitou) AOP를 인정받은 버터인 만큼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자랑하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무통에 넣어 크림을 버터로 만들면서 생기는 너트 향이 살짝 풍긴다.
프랑스 대통령이 거주하는 엘리제 궁과 영국 왕실에도 납품된다고 '명품 버터'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프랑스에서는 '명품'까지는 아니지만 퀄리티와 맛은 확실히 검증받은 대중적인 버터로 통하며, 마트에서 파는 버터들 중에는 제일 비싼 편에 든다.
그냥 빵에 발라 먹어도 맛있지만, 특히 홈 베이킹 때 사용하면 그냥 모든 걸 무조건, 다, 맛있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보인다. 에쉬레 버터와 함께라면 베이킹 금손 코스프레가 쉬워진다.
이즈니 버터
이즈니(Isigny) 는 제품 이름이 아니라 버터가 생산되는 노르망디 지방의 AOP 이름이다. 앞서 본 샤랑트 프와투(Charente-Poitou) AOP 라벨로 라꼼비에뜨 버터와 에쉬레 버터가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즈니(Isigny) 버터도 여러 브랜드가 존재하는데, 생산 도시 이름을 딴 이 이즈니 상트 메르(Isigny Saint Mère)가 가장 유명하다.
다른 버터들에 비하면 살짝 금색톤이 섞인 듯한 특유의 컬러를 자랑하고, 노르망디 해안가와 멀지 곳에 자리한 농장에서 자연스러운 염분이 함유된 풀을 먹고 자란 소의 우유로 만들어서 무염 버터에서도 짭조름한 맛이 조금 나는 편이다.
열을 가해도 안정성을 오래 유지하는 특징이 있어서 요리에 사용해도 좋고, 물론 그냥 빵에 발라 먹기에도 훌륭.
파리 디즈니랜드의 레스토랑들에서 이즈니 버터가 서빙되는데, 이즈니, 디즈니, 단순하게 이름이 비슷해서 그런게 아니다. 창립자 월트 디즈니의 조상이 이즈니 지방 출신이기 때문.
프레지덩 버터
프랑스의 국민 버터
앞에 소개된 버터들에 비하면 따로 AOP 라벨이 없는 프레지덩 버터의 맛이 살짝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다른 버터들과 맛을 비교하며 시식하는게 아니라면 충분히 쓸만하다. 프랑스에서는 가격과 맛 모두 합리적인, 말 그대로 휘뚜루 막뚜루 부담 없이 언제든 쓸 수 있는 친근한 버터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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