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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버전 보해 복분자주, 크렘 드 카시스 (Crème de Cassis)
복분자 딸기 열매를 증류 소주에 담가서 익숙한 빨간 병으로 소개하는 보해 복분자주와 거의 비슷한 프랑스 리큐어 '크렘 드 카시스 (블랙커런트 크림)'. 술 '크림'이라니 생크림이라도 들어갔나 싶지만 '크렘 드 + 특정 과일'은 걸쭉한 제형으로 소개되는 프랑스산 달달한 과일주를 부르는 이름이다. 베일리스처럼 진짜 크림이 들어간 리큐르가 아니니 헷갈리지 말자 ! 우롱차로 만드는 일본의 독특한 칵테일 '우롱 카시스'와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키르(kir)'의 베이스가 되는, 비타민 C가 가득한 블랙 커런트로 만든 프랑스판 복분자주 크렘 드 카시스를 만나보자.
크렘 드 카시스
18세기까지 약재로 쓰였던 카시스(cassis / 블랙 커런트) 씨앗으로 만든 과일주에 전신을 둔, 머스타드로 유명한 프랑스 도시 디종(Dijon)의 특산물로 통하는 블랙 커런트 과일주. 전통적인 디종의 크렘 드 카시스는 부르고뉴 와인의 주요 생산지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레드 와인으로 통하는 로마네 콩티 (Romanée-Conti)의 본고장 '꼬드 뉘(Côte de Nuits)'나 화이트 와인의 메카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 포도원 근처에서 재배되는 카시스로 제작된다. 알콜 도수는 최소 15도에서 20도, 당도는 1 리터 당 최소 400 g.
와인처럼 포도를 따로 발효시킨다거나 꼬냑같이 증류 과정을 거치는 식의 복잡한 과정 없이 굉장히 쉽게 만들 수 있다. 씨앗 속의 오일이 맛을 변질시키지 않도록 카시스 열매를 아주 살짝만 으깬 채로 알콜 속에 담가 약 2달 정도 숙성시킨 다음, 열매를 가볍게 눌러서 걸러주고 비트에서 추출한 설탕을 더해주면 완성. 설탕 양은 블랙 커런트 자체의 당도나 신맛에 따라 가감하며, 홈메이드 버전이 아닌 상품으로 나오는 크렘 드 카시스에는 주스나 인공 향, 색소 첨가가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크렘 드 카시스 VS 복분자주
맛도 색깔도 둘이 굉장히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복분자주보다 더 진득한 제형에 더 달기까지 한 크렘 드 카시스는 딱 한모금이라면 모를까 복분자주처럼 작은 잔에 따라서 그냥 마시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사실.
복분자주를 한 번 맛본 프렌치들이 바로 팬에 되는 이유도 크렘 드 카시스와 맛은 비슷한데 홀짝 홀짝 마시기에는 훨씬 좋기 때문인 듯.한국을 여행하던 동안 매일 밤 편의점에서 빨간 병 복분자주를 마시는데 재미 붙였던 프렌치 지인은 파리에 돌아와서도 '빨간 병 한국산 크렘 드 카시스'를 찾아 한국 마트에 들러서 보해 복분자주를 열심히 구입한다.
크렘 드 카시스 보관법
오픈 전에는 일반 양주처럼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한 곳에 보관, 오픈 후에는 산화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둘 것 !
프렌치들의 크렘 드 카시스 마시는 법
프렌치들이 사랑하는 화이트 와인 베이스 식전주 '키르(kir)'의 없어서는 안 될 재료이자 카오르(Cahor) 레드 와인으로 만드는 프로방스 스타일 식전주 '페넬롱 (Fénélon)'에도 들어간다. 얼음 하나를 달랑 띄운 크렘 드 카시스 '원액'을 식후에 서빙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주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알콜 도수 40도에 달하는 꼬냑에 살짝 섞어서 마시기를 즐기는 용감한 프렌치들도 있다.
크렘 드 카시스 활용 칵테일 레시피
엘 디아볼로 (El Diablo) : 데킬라 4 cl + 크렘 드 카시스 2 cl + 캐나다 드라이 12 cl + 라임 한 조각
프렌치 마티니 (French Martini) : 보드카 4 cl + 크렘 드 카시스2 cl + 파인애플 주스 2 cl + 레몬즙 티스푼 1
파리지앤 (Parisian) : 드라이 마티니 2 cl + 진 4 cl + 크렘 드 카시스 약간
트래디션 (Tradition) : 크렘 드 카시스 1 cl + 자몽 주스 2 cl + 꼬냑 3 cl + 오렌지 주스 4 2 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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