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야채, 향신료

돼지감자 (예루살렘 아티초크) 먹는 법, 효능, 영양 성분

by stanojeka 2021. 2. 21.

돼지감자 (예루살렘 아티초크)

감자도 아니면서 우리말로 돼지감자라고 불리고, 예루살렘과는 일도 관계없고 아티초크도 아니지만 '예루살렘 아티초크'라는 있어보이는 영어 이름을 가진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뿌리채소. 당뇨에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이 독특한 작물의 모든 것을 질문과 답으로 알아보자 ! 

 

 

Q : 돼지감자 (예루살렘 아티초크), 누구냐 너? 

A : 감자도 아티초크도 아니고, 의외로 국화과의 해바라기와 같은 종에 속한 식물의 뿌리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이 식용과 동물 사료용으로 재배하던 뿌리채소가 17세기 무렵 유럽에 들어갔다가 이후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 제멋대로 생긴게 아무데서나 자란다고 '뚱딴지'라고 부르기도 한다. 

 

 

 

돼지감자 꽃 © AnRo0002, CC0, via Wikimedia Commons

Q : 북미 출신이고 아티초크도 아닌데 영어로는 왜 '예루살렘 아티초크'라는 이름이 ? 

A : 17세기 초의 프랑스 출신 탐험가 사뮤엘 드 샴플랑 (Samuel de Champlain)은 본인의 식물 채집본에 돼지감자의 맛을 아티초크와 비슷하다고 기록해뒀다. 덕분에 이탈리아에서는 돼지감자를 '해바라기 아티초크'라는 뜻의 '지라솔레 아르티초코(girasole articiocco)'라고 불렀는데 영어권에서 '지라솔레'를 '제루살렘'으로 잘 못 알아들었던 게 아예 이름으로 굳어지게 된 것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여담이지만 아티초크와 맛이 흡사하다는 것을 처음 알린 탐험가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토피남부르(topinambour)'라는 더욱 뜬금없는 이름으로 불린다.  

 

Q : 돼지감자 당뇨 치료제 ? 

A : 돼지감자에는 감자의 전분과 달리 체내에서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다고 알려진 '이눌린(inulin)'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우엉이나 더덕, 도라지 등의 뿌리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일종의 수용성 식이섬유 이눌린은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장 내에서 발효되었다가 배출되는데,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는 것은 물론 덕분에 원활한 배변 활동과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Q : 돼지감자 당뇨 환자와 일반인의 복용시 주의사항은 ?

A : 흔한 '돼지감자'가 아니고 훨씬 거창하게 들리는 '예루살렘 아티초크'라는 이름으로 방송에서 만병 통치약 수준의 슈퍼 푸드로 소개되었던 탓에 이것만 먹으면 무병장수할 수 있는 건가 싶지만, 이렇게 몸에 좋다는 이눌린 역시 부작용은 있다.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 때문에 너무 많이 소비하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고 장내 가스를 차게 하기도 한다. 돼지감자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칼륨은 당뇨 합병증으로 만성 신부전증을 겪고 있다면 걸러지지 않은 채로 혈액에 남아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해서 섭취하자 !  

Q : 돼지감자, 당뇨 이외의 효능 ?

A : 칼슘과 함께 뼈와 치아를 건강하게 해주는 인, 뇌 기능과 신경계를 건강하게 유지해주는 비타민 B1 그리고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Q : 돼지감자가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 

A : 칼로리 자체로만 보면 100 g 당 감자 80 칼로리, 돼지감자 73 칼로리로 아주 근소한 차이만 보인다. 대신 앞서 본 것처럼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지 않는 특성과 일반 감자보다 섬유질이 많아서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주는 점 등의 다이어트 식품으로서의 메리트는 확실히 있다.

 

Q : 유럽에서는 돼지감자를 어떻게 먹지 ?  

A :  루타바가, 파스닙 등과 함께 먹을만한 다른 야채를 구하지 못하던 시기에 어떻게든 배만 채우는 용으로 먹어야 했던 먹거리로 통해오다가 복고풍 야채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유럽인들과 화해하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로크포르 블루치즈와 생크림을 듬뿍 넣은 돼지감자 수프를 만들기도 하며, 안 그래도 포만감이 높은 렌틸콩과 함께 오리 기름에 졸이듯이 익힌 리치한 사이드 디쉬 형태로 서빙하기도 한다. 그라탕을 만들 때 일반 감자와 반반 섞어서 활용하기도 하는데 대신 돼지감자 자체의 맛이 강하지 않다 보니 버터, 크림, 치즈 같은 살찌는 재료들이 팍팍 들어간, 건강식으로서의 효능보다는 그냥 행복한 맛에 초점을 맞춘 레시피가 많은 편.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