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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주류

파스티스(Pastis) 특징, 대표 브랜드, 마시는 법, 보관법 : 알고 마시는 프랑스 리큐르

by stanojeka 2021. 3. 14.

파스티스 (Pastis)

약초 계열 리큐르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술이자 남프랑스와 프로방스에서 특히 사랑받는 연한 노란색의 리큐르 파스티스. 아니스(anis)와 리코리스(감초), 펜넬(회향)이 연출하는 존재감 강한 독특한 향을 가진 파스티스의 모든 모든 것을 알아보자 ! 

 

 

파스티스

프로방스 방언으로 '섞다'를 의미하는 이름을 가진, 남프랑스와 프로방스 사람들이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아니스 계열의 리큐르. 알콜 도수는 약 40도-45도에 달한다. 

형광 초록색 색깔 때문에 '녹색 요정 (la féé verte)' 혹은 '녹색 악마'라는 애칭과 함께 반 고흐를 포함한 예술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아니스, 회향, 향쑥 (warmwood) 등의 약초 증류주 '압생트(Absenthe)'가 환각 등의 정신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 압생트가 반 고흐의 죽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가설도 존재한다 - 1915년 판매가 금지되자,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파스티스다. 1918년, 압생트를 생산해오던 가문 페르노(Pernod)에서 '아니스 페르노(Anis Pernod)'를 출시했고, 이어 마르세이유 출신의 20대 청년 폴 리카(Paul Ricard)가 1932년 본인의 이름을 붙인 아니스 베이스 리큐르 '리카 드 마르세이유(Ricard de Marseille)'*가 나왔다.    

이름만 들어도 낭만적인 라벤다향이 물씬 풍기는 듯한 프랑스 남부 출신의 술이라니 왠지 록시땅 화장품을 연상케 하는 매력적인 향을 가지고 있을 것 같지만, 아니스, 서양 감초(리코리스), 회향(펜넬) 등을 메인 재료로 만들어졌다. 즉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특유의 한약 + 치약 + 가글맛을 낸다는 뜻. 불호를 넘어선 극혐파도 많지만 광팬들은 더운 여름에 물에 희석한 파스티스 잔에 얼음을 하나 띄워 마시면 맥주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신선함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그 느낌을 사랑한다고 한다. 안물안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극혐까지는 아니어도 매우 불호파.

* 발렌타인 위스키, 시바스 리갈, 하바나 클럽 등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보았을 대부분의 술 브랜드를 소유한 주류계의 큰손 페르노 리카(Pernod - Ricard)는 '아니스 페르노'를 개발한 페르노와 '리카 드 마르세이유'의 리카의 합작 회사다.     

 

 

파스티스 주요 브랜드, 프랑스 가격대 

리카 (Ricard) : 1년에 무려 4천만 리터가 팔리는, 아니스 리큐르 계의 넘사벽 베스트 셀러. 아니스와 감초에 다양한 프로방스산 허브가 더해졌다. 700 ml 기준 약 15유로 (약 2만 원)

파스티스 51 (Pastis 51) : 약 96% 중성 주정에 아시아산 스타 아니스, 감초와 회향, 프로방스 허브뿐 아니라 콜라나무의 씨앗 콜라 너트 (cola nut) 추출물을 넣어 증류한 제품. 리카에 비해 쓴 맛도 향도 살짝 약하다. 아니스 계열의 리큐르에 처음 도전해본다면 리카보다는 파스티스 51을 먼저 맛볼 것 ! 700 ml 기준 약 14유로 (약 만 9천 원)

 

 

© Cyclonebill via Flickr 

파스티스 마시는 법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일반 주스잔에 파스티스를 먼저 따른 후 5, 7배의 물에 희석해서 얼음을 더해 시원하게 마시는 것. 블랜딩 순서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파리 스타일 : 파스티스 > 얼음 > 물. 특유의 아니스 향이 살짝 희석되는 효과가 있다. 
클래식 스타일 : 파스티스 > 물 > 얼음. 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은 이 방식을 선호한다.  

강성 파스티스 마니아들은 전혀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지만 복숭아나 멜론 같은 달달한 과일을 넣은 칵테일을 만들어도 좋다. 잘 익은 멜론이 하나를 잘게 잘라서 블랜더에 곱게 갈고 > 물 600 ml, 파스티스 15 ml을 넣고 다시 잘 한번 갈아준 다음 > 얼음을 띄워서 펀치처럼 서빙하는 칵테일은 파스티스 불호파에게도 아니스 리큐르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들어줄 만큼 상콤하니, 처치 곤란한 파스티스 병이 있다면 이 멜론 버전을 시도해보시길 ! 

파스티스 보관법 

개봉 후에는 뚜껑만 잘 닫아서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곳에 두면 거의 무한대로 보관할 수 있다. 차갑게 마시는 술이라고 파스티스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프랑스 남부 사람들에게는 술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는 그냥 미친 짓으로 보이니 우리도 실온에서 보관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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