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한 야채 수프 속에서 부드럽게 고아 진 소고기가 투박하고 친근한 프랑스 가정식 포토푀, 진짜 프랑스 스타일로 만드는 법 !
포토푀 (Pot au feu)
직역하면 '불(feu)에 익힌 냄비, 용기(pot)'. 감자, 당근같은 야채와 사태, 양지, 갈빗살 등 프랑스에서는 저렴하게 팔리는 소고기 부위와 꼬리뼈나 소 골수를 넣고 뭉근히 끓여낸 프랑스식 소고기 야채 스튜를 말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간단히 손질해서 큰 냄비에 몽땅 넣고 오래 끓이기만 하면 완성되는 부담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프랑스 요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문학가들의 사랑을 유난히 많이 받은 프랑스 요리이기도 한데, 모파상의 단편 소설 '목걸이'에서는 서민적인 프랑스 집밥을 상징하는 메뉴로 등장했고 혁명 이후 시대를 프랑스에서 보냈던 괴테 역시 포토푀 수프가 조리되는 과정을 자세히 묘사한 글을 남겼다.
일본에서 겨울에 즐기는 가정식으로 자리잡은 일본식 포토푀도 유명한데, 소고기 대신 소시지를 넣은 버전이라 프렌치들에게는 소시지로 만든 갈비탕만큼이나 신박한 요리로 보인다.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야 속이 풀리는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 프랑스 요리 중의 하나. 오래 익혀낸 부드러운 고기와 야채와 함께 우려진 사골 국물을 먹다 보면 갈비탕처럼 밥도 말고 김치도 올려서 먹으면 정말 딱이겠다 싶다.
비주얼 디자인 속의 포토푀
포토푀의 이름이 디자인 종사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프랑스 브랜드 마지(Maggi)에서 1959년 출시한 포토푀 스톡 광고 때문. 팝 아티스트 레이몽 사비냑(Raymond Savignac)이 완성한 이 포스터는 메인 재료로 몸의 반을 빼앗긴 소가 맛있는 포토푀의 향을 즐기는 듯한 유머와 잔인함을 오가는 시선으로 비주얼은 스캔들을 일으켜야한다는 작가의 지론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포토푀, 정통 프랑스 스타일 레시피
프랑스 집밥계의 상징적인 존재다보니 정말 다양한 레시피가 존재한다. 그중에서 가장 기본에 충실한 버전을 최대한 한국에서 만들기 쉽게 바꿔서 소개한다.
재료
4인분 기준
사태, 갈비살, 양지 등등 오래 끓이는 소고기 부위 다양하게 약 1 kg
소 골수 4개 (인당 하나씩), 없다면 꼬리뼈로 대체
당근 4-5 개
감자 중간 크기 약 6 개
감자가 덕분에 든든한 한 끼가 되지만 대신 녹말이 풀리면서 국물이 살짝 끈끈해진다. 깔끔한 국물을 원한다면 감자를 따로 익혀낸 후 서빙할 때 그릇에 추가하거나, 아예 감자를 빼고 만들어도 된다.
무 주먹 크기 정도 두 토막
프랑스에서는 자주색이 도는 순무(turnip)를 사용하는데, 국물 맛을 내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니, 일반 무를 사용해도 굿.
양파 중간 크기 1 개
당근과 감자는 원한다면 더 많이 넣어도 괜찮지만 양파는 양이 늘어나면 국물에 텁텁한 단맛이 베이게 된다. 딱 하나만 !
마늘 3 알
대파 6개
샐러리 3,4 줄기
정향 (Clove) 약 4개, 윌계수 잎 4-5 장, 허브 타임 (Thyme) 티스푼 하나 분량
잡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이 향신료 세트가 다 있으면 좋지만 아니면 월계수 잎과 타임 그것도 힘들면 월계수 잎이라도 4장 정도 준비. 그냥 다 힘들면 사용하고 남은 대파 뿌리 6개와 푸른 잎 부분을 넉넉히 넣어주자.
후추, 굵은 소금
통후추가 있다면 더욱 굿 !
만들기
1. 소고기와 골수 혹은 꼬리뼈는 미리 1시간 정도 핏물을 뺀 후, 지방은 적당히 걷어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준비한다.
2. 핏물이 충분히 빠진 고기와 골수를 큰 냄비에 넣고 고기가 잠길 정도로 찬물을 부은 후 팔팔 끓인다.
3. 물이 끓는 동안 국물 맛을 낼 야채를 손질하자 : 양파는 4등분, 정향이 있다면 사진처럼 이쑤시개로 구멍을 낸 후 각 등분 가운데마다 정향을 박아준다. 대파는 흰 부분만 약 5 cm 길이로 자르고, 샐러리도 몸통 부분만 5 cm 길이로 잘라준다. 마늘과 무는 껍질만 벗겨내고 준비.
4. 고기 냄비가 한 소끔 끓으면서 불순물이 올라오면 물은 버리고 고기와 골수를 찬물로 깨끗이 헹궈낸다.
5. 냄비에 다시 고기, 골수, 준비한 야채와 월계수 잎과 타임(없으면 대파 푸른 잎과 뿌리)을 모조리 넣어준다.
6. 모든 재료가 넉넉히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굵은 소금 테이블 스푼으로 하나 분량과 약간의 후추를 넣은 후 중강 불에서 끓이다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면 약불로 바꿔서 뭉근히 끓여준다. 중간중간 떠오르는 거품과 불순물도 제거 !
7. 2시간 쯤 후 고기가 부드러워질 때 쯤 나머지 야채를 준비한다. 껍질을 벗긴 당근은 약 5 cm 길이로 잘라 길게 반을 가르고, 역시 껍질을 벗긴 감자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8. 손질한 야채를 넣어주고 다시 1시간 정도 더 끓여주면 완성 ! 모자란 간은 굻은 소금으로 맞춰준다.
9. 오목한 그릇에 향신료와 무를 제외한 나머지 야채와 고기를 담아주고 수프을 조금 추가한 후 골수를 넣었다면 하나씩 올려서 서빙.
골수 가운데 든 몽글몽글한 성분은 그냥 지방 덩어리 같지만 비린내는 없는 대신 소고기 향이 진하게 나서 프렌치들은 작은 스푼으로 떠먹는 걸 즐긴다. 맛은 다 빠져나갔지만 그래도 폭삭 익은 무의 식감 자체를 좋아한다면 함께 먹어도 굿 !
만든 당일도 맛있지만, 다음 날 다시 끓여내면 더 맛있다.
'소소한 유럽 이야기 > 초간단 레시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간단 크로크 무슈 만들기, 파리 까페 레시피 그대로 : 진짜가 나타났다 ! (14) | 2020.12.22 |
---|---|
비프 부르기뇽 만들기 - 프랑스 와인 먹은 소고기 스튜 레시피, 진짜가 나타났다 ! (13) | 2020.12.17 |
잠봉뵈르 샌드위치 만들기, 파리 빵집에서 활용하는 팁 - 진짜가 나타났다 ! (6) | 2020.12.04 |
브리 치즈 먹는 법 2 - 브리로 만드는 초간단 알프스식 감자 그라탕, 타르티플렛 (10) | 2020.12.01 |
페타 치즈 활용법, 다코스, 초간단 그리스식 브레드 샐러드 (1) | 2020.11.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