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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니 버터와 까망베르 치즈를 특산물로 가진 노르망디의 또 다른 자랑은 사과. 노르망디에서는 사과가 술독에 빠지면 칼바도스가 된다 !
칼바도스 (Calvados)
우리에게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이름을 알린 노르망디의 칼바도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사과를 주 재료로 만든 블랜디. 라틴어 '칼바 도사(calva dosa, 직역하면 '대머리 등',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나무가 없는 절벽'의 은유적 표현)'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눈에 보이는 아무 빵집에 그냥 들어가도 정말 맛있는 사과 파이를 만날 수 있는 유명한 사과 생산지 노르망디에서 사과로 만든 증류주가 있다는 것은 프랑스인들에게는 굉장히 당연한 일처럼 여겨진다. 사과로 만든 술로 불리지만 대부분의 경우 배가 함께 들어간다.
즙이 풍부한 사과종이 들어온 16세기부터 노르망디에서 칼바도스를 만들어온 흔적이 남아있으며 1600년에는 사과 증류주 협동조합도 생겨났다. 처음에는 '오 드 비 드 시드르(eau de vie de cidre 사과 증류주)'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현지에서 주로 소비되가다 유럽 전역에 포도 전염병이 창궐했던 19세기 말 와인 대신 즐길 수 있는 술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샴페인이나 꼬냑처럼 원산지 명칭 통제 AOC 라벨로 엄격하게 관리되며 지정된 구역 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칼바도스가 아니라 오드비 드 시드르라고 불린다.
단맛, 신맛, 쓴맛을 가진 다양한 종의 사과와 배를 모아 과일주를 만들고 이를 증류해서 오크통에 넣어 최소 2년간 숙성시킨다. 알콜 도수는 40도.
우리나라에서는 독일 출신의 작가 에리히 레마르크의 소설 '개선문'의 주인공 라비크가 즐겨마신 술로 이름을 알렸다.
칼바도스 VS 꼬냑
둘 다 프랑스 출신의 블랜디, 국적 이외에도 공통점은 더 있다. 칼바도스와 꼬냑 모두 과일주를 증류한 뒤 숙성해서 얻어내며, 알콜 도수도 40도로 같다는 것 등.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되는 과일, 칼바도스는 사과 / 꼬냑은 포도로 만든다.
꼬냑이 전 세계적으로 고급술의 이미지를 자랑하는데 비하면 칼바도스의 이미지가 살짝 밀리는 느낌이지만 칼바도스는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절대 그냥 나오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꼬냑도 울고 갈 진성 마니아층을 두둑하게 보유하고 있다.
칼바도스 종류
칼바도스 (Calvados) : 생산자가 원하는 비율로 사과와 배를 섞어 법으로 명시된 노르망디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장 기본적인 칼바도스. 과일주 발효 기간은 28일, 증류는 한 번만 이루어지며 최소 2년간 숙성시킨다.
칼바도스 페이 도쥬 (Calvados Pays d'Auge) : 사과 70% - 100 % (나머지는 배)를 42일간 발효시켜 얻어낸 과일주를 두 번 증류시켜 완성하는 칼바도스. 이렇게 두 번의 증류 과정을 거치면 증류 원액이 더욱 진해지는 효과가 있다. 숙성 기간은 최소 2년.
칼바도스 돔프롱테 (Calvados Domfrontais) : 배 30% 이상 + 사과를 42일간 발효한 후 한 번의 증류> 최소 3년 숙성을 거친 칼바도스.
칼바도스 등급
VS / 3 스타 / 3 애플 / Fine : 2년 숙성
Vieux (비유) / Réserve (헤제르브) : 3년 숙성
VO / Vieille réserve (비에이 헤제르브)/ VSOP : 4년 숙성
Hors d'âge (오르 다쥬) / XO / Très Vieille Réserve (트레 비에이 헤제르브) / Très vieux (트레 비유) / Extra / Napoléon : 6년 이상 숙성
라벨에 연도가 적혀있다면 그 해에 증류된 칼바도스 원액이 들어있다는 의미. 여러 칼바도스를 블랜딩한 경우에는 가장 '어린' 원액의 증류 년도를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20년 숙성 + 40년 숙성 칼바도스를 블랜딩한 술이라면 라벨에는 '20년 숙성'으로 명시된다.
칼바도스 브랜드, 프랑스 가격
불라(Boulard) : 1825년부터 칼바도스를 생산해온 해외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
칼바도스 페이 도쥬 VSOP 70 cl 42유로(약 5만 7천 원)
아드리앙 까뮤 (Adrien Camut) : 까뮤 가문에서 6대째 운영 중인 최고급 칼바도스의 또 다른 이름.
6년 산 35 cl의 작은 사이즈 가격대가 34유로 (약 4만 6천 원)으로 가격대는 다른 칼바도스에 비해 훨씬 센 편이지만 노르망디 현지 사람들도 인정한 아무런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퀄리티를 자랑한다.
뷰넬 (Busnel) : 1820년 에르네스트 뷰넬에 의해 설립된 칼바도스 하우스.
칼바도스 페이 도쥬 VSOP 70 cl 35 유로(약 4만 7천 원)
샤또 듀 브루이 (Chateau du Breuil) : 초콜렛 향이 나는 칼바도스, 위스키, 포르토 와인 오크통에서 숙성한 칼바도스 등의 다양한 제품군이 나오는 브랜드.
칼바도스 페이 도쥬 VSOP 70 cl 30 유로(약 4만 원)
로제 그루 (Roger Groult) : 5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칼바도스 하우스. 상당히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칼바도스 페이 도쥬 3년 숙성 70 cl 30 유로(약 4만 원)
듀퐁 (Dupont) :1887년부터 칼바도스를 만들어온 가문. 2 년 숙성된 가장 기본적인 칼바도스가 40 유로(약 5만 4천 원) 선으로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지만 그만큼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칼바도스 마시는 법
칼바도스 특유의 과일향을 잘 모아줄 수 있는,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튤립 모양 몸통을 가진 양주잔이나 와인잔을 사용할 것.
VSOP 이하의 젊은 칼바도스는 스트레이트로 아니면 얼음, 물과 섞어서 식전술로 즐기거나, 럼주 대신 칼바도스를 넣은 노르망디의 명물 '애플 모히토' 같은 칵테일을 만들면 좋다.
숙성 3년부터 6년까지는 까망베르 치즈 혹은 사과, 초콜렛 베이스의 디저트를 동반할 과일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프랑스의 길고 긴 코스 식사 중간에 쉬어가는 느낌으로 서빙되는 샤베트 '트루 노르망(trou normand)'은 달지 않은 사과 샤베트에 중년 칼바도스를 살짝 부어낸 것.
그냥 마실 용으로는 VSOP 이상을 권하며, 잠이 들게 하는 술이 아니라 반대로 몸이 확 더워지면서 심장을 더 심하게 뛰게 하는 듯한 느낌을 주다. 입문자라면 필히 천천히 마셔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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