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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초간단 레시피

치즈 퐁듀 집에서 만들기, 구하기 쉬운 치즈 조합, 실패 방지용 팁 : 진짜가 나타났다 !

by stanojeka 2020. 12. 26.

따뜻하게 녹은 치즈에 찍어먹는 빵처럼 간단하면서도 확실히 맛있는 것도 없다. 퐁듀 기계 없어도 쉽게 집에서 제대로 된 퐁듀를 즐겨보자 ! 

치즈 퐁듀 (Fondue)

'녹이다'를 뜻하는 프랑스어 '퐁드르(fondre)'에서 나온 이름.      

뜨겁게 녹인 치즈가 그저 진리라는 사실을 인류는 굉장히 일찍 깨달았다. 고대 그리스를 대표하는 작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도 염소 치즈를 와인에 녹여 먹는 장면이 나올 정도. 그 시절에는 든든한 음료에 가까웠던 이 녹인 치즈의 즐거움을 요리로 승화해낸 것은 당연히 스위스인들. 1699년 취리히에서 처음으로 레시피다운 퐁듀가 처음으로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알프스 부근의 스키장과 겨울 스포츠가 대중화된 1950년대부터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스위스를 대표하는 요리지만 프랑스령 알프스 부근에는 프랑스판 퐁듀가 존재하며, 치즈 대신 기름을 끓여서 고기를 찍어먹는 퐁듀 부르기뇽 (fondue bourguignonne 와인으로 유명한 부르고뉴 지방의 이름이 붙어있지만 이것도 스위스 출신 !)과 초콜렛 퐁듀 등등 다양한 버전이 있다.    

퐁듀에 들어가는 다양한 치즈, 시계 방향으로 스위스 에멘탈, 스위스 그뤼에르, 프랑스 그뤼에르.

스위스 퐁듀 VS 프랑스 퐁듀  

정통 스위스 퐁듀의 또 다른 이름은 '퐁듀 모아티에 모아티에(fondue moitié-moitié)'. 거창하게 들리지만 그냥 '반반 퐁듀'를 뜻하는 말이다. 스위스 그뤼에르 치즈 반, 바쉬랭(Vacherin)이라는 살짝 새콤한 맛이 나는 우유 치즈 반 혹은 스위스 그뤼에르/에멘탈을 넣어 만들고, 샴페인과 꼬냑을 넣는 럭셔리 버전도 존재한다. 반반 퐁듀가 아닌 것도 물론 있다. 예를 들면 그뤼에르, 에멘탈 + 스브린츠(Sbrinz)라는 파마산 치즈의 전신격인 딱딱한 치즈의 조합으로 만드는 스위스 중부 스타일같은 것 ! 

퐁듀의 국적이 스위스라해서 프랑스 판이 짝퉁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건 물론 아니다. 프랑스 알프스 부근의 사부아(Savoie) 지방에서는 이미 17세기부터 치즈를 물과 섞어 녹인 후 눅눅해진 남은 빵에 곁들이는 소박한 요리를 먹기 시작했으니까. 스위스 버전과 달리 현지에서 나오는 다양한 치즈, 프렌치 에멘탈, 그뤼에르, 꽁테 치즈 등등을 넣는다. 대표적인 프랑스 퐁듀로는 사부아식 퐁듀라는 뜻의 '퐁듀 사보아드(fondue savoyarde)'가 있다.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퐁듀용 치즈 조합 팁

한국에서도 이제는 웬만한 치즈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 편의점에서나 그뤼에르 치즈를 막 구입할 수는 없는 일. 퐁듀를 쉽게 만들고 싶다면 아래같은 치즈 조합을 시도해보자.   

치즈 구입 난이도 최하 : 피자 치즈 100 %,  유럽 스타일에서는 살짝 멀어지지만 맛만 있으면 장땡 !  
치즈 구입 난이도 하 : 피자 치즈 반 + 고다 치즈같은 향이 너무 강하지 않은 딱딱한 우유 치즈 반  
치즈 구입 난이도 중상 : 그뤼에르 + 에멘탈 반반 / 그뤼에르, 에멘탈 중 택 1 + 콩테 치즈 / 그뤼에르 + 에멘탈 + 꽁테 각 1/3  
 
훈제 치즈나 브리, 까망베르 치즈로도 퐁듀를 만들 수는 있지만 향이 강해서 개인적으로는 비추. 

이탈리아 치즈 마니아라면 아래 조합을 시도해보면 천국을 만날 수 있다.  

치즈 구입 난이도 중상 :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 고르곤졸라 + 페코리노 + 마스카포네 3 : 3 : 2 : 2

실패 방지용 소소한 팁

치즈들이 섞이지 않고 따로 논다면 : 약불에서 가열하는 상태로 레몬즙 몇 방울을 넣고 저어 본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전분 한 큰 술 + 레몬즙 1 작은술을 약간의 와인에 녹여서 투척한 후 섞어준다. 

너무 뻑뻑한 퐁듀 : 불 위에서 와인을 조금씩 추가하면서 나무 스파출라로 열심히 저어준다. 

너무 질은 퐁듀 : 채망에 곱게 내린 약간의 전분 가루를 눈 뿌리듯이 퐁듀 위로 투하한 후 잘 저어서 농도를 맞춰준다. 

크리미한 감이 부족한 퐁듀 : 생크림 몇 스푼 혹은 차가운 와인에 섞은 약간의 전분 가루를 넣어주면 해결 !

퐁듀 만드는 법 

재료

4인분 기준

 

원하는 조합의 치즈 500 그램

 

화이트 와인 250 ml
좋은 와인 말고 저렴이 아무거나 ! 

 

전분 3 작은술 

 

마늘 두쪽 

 

바게트 1개 

 

퐁듀 기계나 워머가 없다면 뚝배기나 르크루제같은 주물 냄비처럼 강력한 열 보유성을 자랑하는 용기를 사용할 것 ! 

 

1. 겉면이 살짝 마를 수 있도록 바게트를 한 입 크기로 미리 잘라둔다.  

 

2. 사용할 용기 내부를 마늘향을 입혀준다는 느낌으로 반으로 자른 마늘로 열심히 비벼준다. 용기 안에서 다진 마늘 작은 술을 소량의 버터에 볶아내면 우리 입맛에 좀 더 맞는 퐁듀가 된다. 

 

3. 와인과 전분을 넣고 잘 섞어준 후 약불에서 가열한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잘게 자른 치즈들을 모두 넣고 나무 스파출라로 끊임없이 저어준다. 슈레드 타입의 치즈를 쓰면 훨씬 빨리 녹는다. 

 

 4. 원본에서는 체리 럼주 키르슈(kirsch)를 넣어주지만 없다면 쉬크하게 패스 ! 

 

5. 치즈가 잘 녹으면 후추를 약간 뿌려서 마지막으로 섞은 후 뜨거울 때 서빙. 빵 뿐 아니라 원하는 야채를 함께 준비해서 찍어 먹어도 좋다. 

 

프랑스에서는 퐁듀 속에 빵조각을 떨어트리는 사람에게 벌칙을 주는 게임이 있다. 미리 벌칙 리스트를 정해놓고 맛있는 퐁듀도 먹고 게임도 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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