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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유럽 이야기/유럽산 와인

내돈 내산 : 와인 에어레이터 - 원리, 효과, 장단점. 와인 애호가의 필수품?

by stanojeka 2021. 2. 15.

와인 에어레이터 (Wine Aerator) 

와인과 공기의 재빠른 접촉을 통해 와인이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와인 에어레이터.  '1초 디켄팅' 기법을 선보인 한국의 빈토리오를 포함해 다수의 브랜드가 소개하는 와인 에어레이터의 원리와 장단점, 자타가 공인하는 와인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이 신박한 물건이 사랑받고 있는지 알아보자 ! 

 

 

 

 

© Candescent via Flickr

와알못을 위한 와인 디캔팅 설명  

제대로 입문하기 시작하면 이것저것 배워야 할 용어도 많고 갖춰야 할 액세서리도 많아서 뭔가 어려워 보이는 와인. 복잡한 건 딱 질색이라면 그냥 '포도로 만든 과일주'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마셔도 물론 아무 상관은 없다. 하지만 와인은 숨 쉬는 생명체처럼 진화하는 맛과 향이 가진 술이라는데, 똑같은 와인도 훨씬 더 훌륭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 있다면 귀가 솔깃하는 것도 사실.  

와인 맛을 극대화 시켜준다는 디캔팅(Decanting) 기법은 바닥은 넓고 주둥이는 긴 유리병, 즉 디켄터(decanter)에 와인을 미리 옮겨 담아서 와인을 '숨 쉬게'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오랜 숙성 기간을 거친 와인 속에 생겨난 천연 침전물을 거르는 역할은 물론, 디켄터에 옮기는 과정과 디켄터 자체의 넓은 바닥은 와인과 공기가 닿는 표면적을 넓히면서 산화 작용을 가속화시키는데, 이 산화 작용이 와인 속의 향과 맛이 '깨어나게' 하는 원리. 디켄터에 옮겨두는 동안 와인의 온도가 살짝 올라가면서 탄닌 (tanin) 성분 특유의 쓴맛을 완충하는 효과도 있다. 대신 디캔팅만 하면 모든 와인이 한방에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아니라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보통 디캔팅하면 레드 와인을 떠올리지만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디캔팅을 거치면 맛과 향을 더욱 그윽해지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화이트 와인의 메카 부르고뉴 지방의 꼬뜨 드 본 (Côte de Beaune)이나 우디한 향을 가진 화이트 와인류. 대신 사진 같은 넓은 바닥보다 살짝 더 얄상한 디켄터를 이용해 공기 접촉면을 레드 와인보다는 작게 좁혀주는게 좋다.     

 

 

 

 

와인 에어레이터 원리 

디켄터를 활용한 제대로 된 와인 디캔팅은 와인을 단순히 유리병에 옮겨 담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 온도, 디캔팅이 필요한 와인 구분 등등, 이것저것 따질 것도 많고 그만큼 진입 장벽도 높다.

이렇게 복잡한 디캔팅과 똑같은 효과를 한 순간에 얻게해 준다는 에어레이터는 와인 병 위에 꽂아두면 산소 순환율을 원활히 해주는 튜브를 통과한 와인이 에어레이터 중간에 자리한 작은 공간에서 공기에 노출됐다가 길쭉한 본체를 따라 흘려져 나오면서 짧은 시간 안에 와인의 풍미를 '깨워주는' 원리로 작동된다. 

구입한 와인 에어레이터는 3년 연속 아마존 판매 1위를 기록했다는 한국 토종 브랜드 빈토리오(Vintorio)가 아닌 독일 브랜드 비넨코 (Vinenco) 제품. 빈토리오의 와인 에어레이터는 비넨코 제품보다 튜브도 훨씬 길고 공기 접촉 공간도 크게 디자인되어 있다. 직접 사용해보지는 못 했지만 사진만 봐서는 이 독일산 제품보다 빈토리오 와인 에어레이터의 효과가 좋을 듯.   

와인 에어레이터 장점 

- 초간단, 초스피드 : 와인 에어레이터는 병 입구에 끼워서 와인을 따르기만 하면 끝이다. 너무 쉽고 너무 빠르다는 건 인정 !  
- 글라스 와인으로 즐기기에도 굿 : 디캔팅용 와인이라고 정성스럽게 디켄터에 따라뒀는데 남았다면 애매한 상황이 펼쳐진다. 다시 병에 담기도 뭐하지만 디켄터에 그대로 뒀다가는 맛이 지나치게 변해버릴 위험이 있다. 한두 잔만 우아하게 마실 예정이라면 디켄터보다는 따르는 그 순간에 공기와 와인을 접속시키는 와인 에어레이터를 활용하는 게 편하다.    
- 간편한 관리 :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궈주기만 하면 바로 깨끗해진다. 아주 오래 쓰면 본체 플라스틱이 상하긴 한다는데 15유로 (약 2만 원) 정도의 부담 없는 가격대라 큰 타격은 아닌 듯.   

사견으로 평가한 와인 에어레이터 단점

- 효과 ? : 구입한 브랜드 제품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에어레이터를 사용했을 때와 아닐 때의 아주 확실한 차이점을 많이 느끼지는 못했다. 병을 미리 열어두는 정도로도 충분히 얻을 수 효과와 비슷한 아웃풋을 내는 것 같아서 솔직히 아주 급하게 와인을 마셔야 하는 과연 있을까 싶은 상황이 생긴다면 모를까, 없었어도 크게 아쉽지는 않았을 듯. 
- 미감 : 굳이 그 자체만으로 간지나는 디켄터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에어레이터를 입구에 끼워두니 와인병 특유의 미감이 심하게 망가진다. 제품이 만족스러웠다면 눈에 띄지도 않았을 단점이겠지만 효능에 의구심이 들다 보니 별게 다 마음에 안 든다.     

프랑스의 와인 에어레이터

와인 에어레이터의 사용이 아주 대중화되지는 않은 듯. 하지만 이게 꼭 제품의 효과에 문제가 있음을 반증한다기보다는 프랑스가 워낙 유행에 둔감한 나라이기도하고 와인에 대해서는 꽤나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와인 잡지에 실린 기사를 통해서 존재를 알게 됐다. 파리에 차고 넘치는 와인 전문점 5군데를 돌아보았으나 병에 직접 꽂아서 사용하는 제품 대신 사진 왼쪽의 대형 깔때기 같은 무식한 에어레이터나 산화를 돕는다는 작은 알갱이들이 박힌 오른쪽 사진 같은 와인 푸러어 디스크만 보여서 결국 인터넷을 통해 구입했다. 

초보자를 위한 와인 상식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 

https://fastuces.tistory.com/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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